1년새 85% 올라 사상 처음…실수요 있을지는 의문
보유세 강화 등을 뼈대로 한 정부의 8·31 부동산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울산의 아파트 분양값이 사상 처음으로 1300만원대를 돌파해 분양값 거품이 여전하다.
울산대공원 앞에 나란히 들어서는 주상복합 ‘코오롱 파크폴리스’(202가구)와 주거전용 ‘월드 메르디앙’(359가구)의 평형당 예정 분양값은 6일 각각 1100만~1300만원, 1050(47평형)~1100만원(97평형)으로 산정됐다. 코오롱 파크폴리스 예정 분양값은 올 6월 울산에서 주상복합 아파트로는 처음으로 최고 1200만원대에 분양됐던 삼산동 ‘성원 상떼빌’보다 평형당 100만원 가량 높다. 월드 메르디앙 예정 분양값은 올 8월 울산에서 주거전용 아파트로 최고값(1020만~1200만원)에 분양됐던 공업탑 근처 ‘롯데캐슬 킹덤’과 비슷한 수준이다.
두 아파트 시공사인 코오롱건설과 월드건설은 저마다 터 매입비가 평당 1000만원 이상 든데다 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분양값이 비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지역 최고 분양값이 700만원대이던 것에 견줘 1년만에 600만원(85%)이나 올라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또 8·31 부동산종합대책으로 거래가 뚝 끊긴 상황에서 비슷한 위치에 있는 두 아파트가 다음주 동시에 입주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어서 실수요자들이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도 의문이다.
월드건설은 지난달 달동 월드 메르디앙 아파트 228가구를 평형당 780만~840만원에 분양하면서 일부 저층에 대해 무이자 융자와 베란다 확장 무료시공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웠으나, 현재 계약률이 50~60%에 그치고 있다. 롯데캐슬 킹덤도 지난달 30일 현재 전체 196가구 가운데 99가구(50.5%)가 분양이 되지 않고 있다.
시행·시공사들은 “미분양이 우려되지만 많은 금융비용을 들여 터 매입을 끝낸 탓에 분양을 강행할 수 밖에 없고 분양값을 낮추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져 미분양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