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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눈에 파묻힌’ 재난관리 시스템

등록 2005-12-06 21:53

전남, 폭설에도 새청사 종합상황실 운영 안해
피해파악도 늑장…전북은 재난대비 합동근무
전남도가 무안 새 청사에 종합상황관제시스템을 갖추지 않는 등 재난 안전 관리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10월 청사를 옮긴 뒤 20층에 70여평 규모의 재난종합상황실을 마련하고도 빈 사무실로 방치하고 있다.

도는 지난 4일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뒤에도 재난종합상황실에 방재계 직원만 근무했을 뿐, 15개 유관 과 관계자들은 각 사무실에서 대기했다. 도 관계자는 “재난종합상황실은 긴급히 보고할 때만 사용한다”며 “각 사무실에서도 ‘국가재난안전시스템’에 접속해 상황을 곧바로 파악할 수 있어 합동 근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청사 재난종합상황실에 설치하려던 종합상황관제시스템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 도는 9억8천만원을 들여 이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한 뒤, 지난 8월 조달청에 계약 의뢰해 지난 달 말께 대상업체를 통보받고 협상 중이다. 이 시스템은 기상 관측과 재난 취약지역 감시 시스템 등을 갖추고 각종 재난에 과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도입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 중인 전북·경기 등지의 4곳을 살펴보기 위해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는 폭설로 농촌지역 비닐 하우스 수백동이 ‘폭격’을 맞았는데도, 지난 5일 오후 3시까지도 “파손된 비닐 하우스는 14개뿐이다”고 밝혀 재해 상황 파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나주시 산포면과 남평읍에서만 260개의 비닐 하우스가 파손돼 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에 반해 전북도는 지난 4일 낮 12시께부터 재난안전 관련 15개 과 공무원 70여명이 재난상황실에 모여 합동 근무를 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여름 태풍과 겨울 폭설 등 각종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종합상황관제시스템을 도입했다”며 “비상 상황이 닥치면 재난상황실에서 과를 초월해 합동 근무를 하면서 각종 피해 정보를 공유해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남도 관계자는 “종합상황관제시스템은 주로 여름 태풍 때 가동하기 위한 것일 뿐 폭설 대처와는 개념이 맞지 않다”며 “시·군 담당들이 현장에 나가 조사한 뒤 제때 국가재난안전시스템에 자료를 입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계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주지역 농민 ㅁ(50)씨는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은 23층짜리 최첨단 건물에 고가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재난에 대처하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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