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휠체어 탄 의원 “내 꿈은…” 울먹임 연설에 제주도의회 숙연

등록 2018-07-25 14:42수정 2018-07-25 15:23

별도 연단 쓴 김경미 도의원, 장애인 차별철폐 호소
“유니버설 디자인·장애인 보행환경 개선 실천” 역설
지난 24일 열린 제주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김경미 의원이 5분 발언을 하면서 울먹이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지난 24일 열린 제주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김경미 의원이 5분 발언을 하면서 울먹이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아침에 눈을 떠 휠체어 올라타 턱이 없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세면대 높이를 조절해 세수하고 저상버스를 타기 위해 전동 휠체어로 콧노래 부르며 버스를 타는 일상적인 삶을 꿉니다. 친구와 쇼핑하면서 멋도 부려보고 가족들과 관광지에서 여행하며 폼 잡고 사진도 찍으면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 다녀보길 꿈꿉니다.”

지난 24일 오후 열린 제주도의회 제36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장에서 한 의원이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자 장내는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경미 의원의 5분 발언이다. 휠체어를 타는 김 의원은 이날 의장 바로 앞에 마련된 연단에 오르지 못하고, 그 옆에 마련된 별도의 연단에서 발언을 진행했다. 애초 도의회는 장애인 의원들을 위해 휠체어로 연단에 오를 수 있도록 하려 했으나, 공간이 좁아 구조 변경이 어렵게 되자 옆에 별도의 연단을 마련했다.

김 의원은 “이번 11대 도의회에 많은 장애 의원이 입성함에 따라 경사로 공사 등 의회 사무처에서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 홀로 다른 단상에서 말씀드린다. 42명의 의원과 구별되고, 소외되는 감정은 모든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것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의원들과 원희룡 지사 등 집행부도 김 의원의 발언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민선 6기에도 유니버설 디자인 공약이 포함돼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가이드라인도 완성했지만 실천 사례는 없다. 원 지사가 다시 한 번 ‘유니버설 디자인 도시 조성 및 장애인 보행환경 개선’을 민선 7기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공약 실천의 첫 단계로 도시디자인담당관을 신설하고 있다. 전문인력 배치와 힘을 실어달라. 철저한 준비와 강력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5분 발언이 끝나자 김태석 의장은 “의장으로서, 지난 10대 때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를 대표 발의했던 의원으로서 직무에 충실하지 못했던 점 사과드린다. 지사와 담당 공무원들도 철저히 적용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이 호소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구, 시설, 설비를 설계하는 것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