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회찬 의원 빈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노 의원의 친구 정우현씨.
“혼자서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내 친구 노회찬 의원은 올바른 방향으로 우리 사회를 많이 돌려놓았다고 자부합니다.”
2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청 인근 문화마당에 설치된 ‘고 노회찬 국회의원 시민분향소’에서 정우현(62)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조문객용 의자를 정리하고 있었다. 정씨는 노회찬 의원과 부산중학교 동기동창이다. 그는 분향소가 설치된 지난 23일 저녁부터 친구 빈소를 지키며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정씨는 “근처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어서, 약국과 분향소를 왔다 갔다 한다. 친구가 여기 있는데 내가 어찌 친구를 두고 떠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정씨는 “노회찬 의원은 정말 겸손하고 인간적인 정치인이었다. 지역구인 창원에 오면 친구들과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마다치 않았다. 대중과 그보다 가깝게 지낸 국회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노회찬 의원을 기억했다. 그는 “예전에 나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노 의원 때문에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해마다 10만원씩 후원금도 냈다. 또 약사 동료들에게도 연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으니 10만원씩 후원금을 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정씨는 “노 의원은 돈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말 철저한 친구였다. 친구들에게조차 밥값이나 술값을 신세 지려 하지 않았고, 그에게 후원금을 내려고 했더니 ‘나보다는 우리 정의당에 후원금을 내달라’고 했다. 그런데 드루킹에게 잘못 걸려들어 실수를 저질렀는데, 그 실수를 바로 잡을 기회를 놓친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은 친구였는데...”
정씨는 친구의 빈소에서 결국 말을 잇지 못하며 눈물을 내보였다. 창원/글·사진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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