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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도로’ 제주 비자림로가 사라진다

등록 2018-08-08 16:22수정 2018-08-09 08:15

교통량 급증 등으로 확장·포장공사
지난 2일부터 2400그루 삼나무 벌목
환경단체 “공사중단·숲길 보전” 촉구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로 일부 구간의 삼나무들이 도로 확장·포장공사로 무참하게 잘려 나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로 일부 구간의 삼나무들이 도로 확장·포장공사로 무참하게 잘려 나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로의 삼나무들이 무차별적으로 잘려나가고 있다. 제주도는 관광객 증가와 농수산물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비자립로의 삼나무 벌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8일 제주 동부의 환승 거점인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대천동 사거리에서 송당리 방향으로 비자림로를 지나 금백조로 들머리까지 구간은 도로 확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도로 한쪽으로는 도로 너비만큼 확장하면서 무참하게 잘려나간 삼나무들이 놓여 있었다. 제주도는 지난 6월 말부터 오는 2021년 6월까지 2.94㎞ 구간을 왕복 2차로에서 왕복 4차로로 확장, 포장하고 있다.

문제는 비자림로(1112도로)가 2002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개회한 제1회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대회에서 대통령상 받은 도로라는 점이다. 비자림로는 5·16도로 교차로에서부터 대천동 사거리를 지나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평대초등학교 입구까지 27㎞의 구간이며, 이 가운데 5·16교차로~절물휴양림 부근 삼거리(1.68㎞) 구간과 대천동 사거리~금백조로 입구(2.9㎞) 구간의 곧은 삼나무 숲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로 일부 구간의 삼나무들이 도로 확장·포장공사로 무참하게 잘려나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로 일부 구간의 삼나무들이 도로 확장·포장공사로 무참하게 잘려나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대천동 사거리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2.9㎞ 구간에 대해 지난 2일부터 도로 확장 공사를 시작하면서 하루 100여 그루의 삼나무를 베어내고 있다. 벌목 작업만 6개월이 걸리고, 훼손될 삼나무는 2400여 그루에 달한다. 공사의 필요성은 물론이고 공사로 인한 주변 환경과 경관 훼손 등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제주도가 구좌읍 주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동부의 급증하는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도로를 이용하는 도민들은 다른 곳보다 크게 교통이 정체되는 도로로 보기 어렵다고 한다. 이 사업은 환경영향평가도 거치치 않은 채 주변 경관을 파괴하는 무리한 공사다. 아름다운 가로수 숲길을 대안도 고려하지 않은 채 훼손하고 있다”며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삼나무 숲길 보전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로 일부 구간의 삼나무들이 도로 확장·포장공사로 무참하게 잘려나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로 일부 구간의 삼나무들이 도로 확장·포장공사로 무참하게 잘려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이 도로는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 규모에 해당하지 않아 지난 2015년 5월 소규모 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했다. 날로 증가하는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해 도로 확장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삼나무림 훼손이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앞으로 오름 조망과 대체 수종 식재 조처를 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0년에는 도가 5·16교차로~절물휴양림 부근 삼거리까지 1.68㎞의 도로 구간을 너비 12~15m에서 18~23m로 확장하기 위해 주변 삼나무 190그루, 곰솔 210그루 등 모두 700여 그루의 나무를 베어낼 계획을 세웠다가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철회한 바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사진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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