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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경찰관이 남긴 유서 “상관이 날 장난감처럼 대하며 폭행”

등록 2018-08-20 16:38수정 2018-08-20 21:03

부인 “억울함 풀어달라” A4용지 4쪽 유서 공개
“폭언·폭행 청문감사실에 알렸지만 조사 과정서 설득해 철회”
경찰 “청문감사 결과 징계할 일 아닌 것으로 결론”
지난 17일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이유를 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 소속 ㅎ 경위의 유서 일부. 고인의 부인은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유서 전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팀장의 폭행과 막말 등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50대 경찰관의 자필 유서가 20일 유족에 의해 공개됐다. 유서에는 팀장의 폭언과 폭행을 당해 이를 청문감사관실에 알렸지만, 사실상 묵살됐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수원서부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ㅎ(55) 경위의 유족은 에이(A)4용지 4쪽 분량의 유서를 20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이 유서에서 ㅎ 경위는 “너무 억울하다. ㄱ(팀장, 경위)은 언젠가부터 나를 장난감처럼 대하며 폭행·막말을 했다”고 썼다. 이어 고인은 “ㄱ팀장의 폭언과 폭행 사실을 (수원 서부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 알렸지만, 조사 과정에서 설득으로 이를 철회했다”고도 밝혔다.

유서는 또 “부청문관에게 카톡도 보내고 전화 통화하면서 (나를) 회유해서 (ㄱ팀장을) 처벌하지 않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해도 부청무관이 전혀 응하지 않아 수원지검에 ㄱ과 (동료) ㄴ을 고소했다. (동료) ㄷ은 카톡으로 나를 미꾸라지 등으로 비유한 것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쓰여 있었다.

고인은 수원 서부경찰서장에 대해서도 “(피해자인 나를) 인사 조처했다. 정든 지구대 직원들과 헤어질 때 너무도 괴로웠다.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든 사람은 서장”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후배들에 대해서도 “(내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왕따를 했다”고 적었다.

고인의 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남편은 1989년부터 경찰 생활을 시작해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다. 그러나 아무도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되짚어보려 하지 않아 유서를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청문감사 결과, 징계할 사안이 아니어서 당사자들의 의사를 존중해 ㅎ경위를 인사 발령했고, 고인이 동료 경찰관들을 고소한 상태여서 수사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7일 ㅎ경위가 숨지자 “지난 1월부터 약 6개월 동안 함께 일했던 전임 근무지의 직속 상관인 ㄱ경위와 갈등했고, ㄱ경위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유서가 발견돼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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