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이유를 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 소속 ㅎ 경위의 유서 일부. 고인의 부인은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유서 전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상관의 폭행과 막말·직장 내 ‘왕따’ 등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 한 지구대소속 ㅎ(55) 경위 사건(▶관련기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area/858382.html)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또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감찰부서는 ㅎ 경위가 남긴 유서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감찰조사에 들어갔다.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는 지난 17일 수원시 권선구 한 다세대 주택에서 숨진 ㅎ 경위가 팀장인 ㄱ 경위를 폭행 및 명예훼손 혐의로, ㄴ 경위를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고소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ㅎ 경위가 숨지기 일주일 전인 지난 10일 작성한 것으로 돼 있는 이 고소장을 수원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ㅎ 경위가 숨지기 직전인 지난 16일 남긴 A4 용지 4쪽 분량의 유서에는 올해 1월부터 최근 정기 인사발령 전까지 6개월가량 함께 지구대에서 근무한 전임 근무지 팀장 ㄱ 경위와의 갈등 관계와 직장 내 따돌림 등이 낱낱이 적혀 있다.
지난 20일 ㅎ 경위 유족이 공개한 유서에는 “ㄱ 경위는 언젠가부터 나를 장난감처럼 대하며 폭행·막말했다. ㄴ 경위는 카톡으로 미꾸라지 등 나를 비유한 것을(비유해 비난한 사실을) 검찰에 고소했다”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ㅎ 경위는 ‘ㄱ 경위와의 관계가 힘들어져 수원서부경찰서 청문관실을 찾았으나, 담당자의 회유로 인해 더는 문제 삼지 않게 됐다’는 등의 주장도 포함됐다. 경찰은 숨진 ㅎ 경위의 유족과 유서에 지목된 당사자,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유서 내용이 사실인지 등을 따질 방침이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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