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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보은서 5살 어린이 급격히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져

등록 2018-08-31 17:59수정 2018-08-31 21:34

수도권 이어 충청, 호남까지 남하한
물 폭탄으로 주택·도로 침수·유실
괴산 고추축제장 시설물도 유실
26일부터 이어진 비로 전국서 3명 사망
남해안·제주 밤부터 1일 사이 매우 많은 비 예보
집중호우로 전북 군산시 옥도면 말도 해안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려 와 교통이 통제됐다. 전북도 제공
집중호우로 전북 군산시 옥도면 말도 해안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려 와 교통이 통제됐다. 전북도 제공
수도권을 덮친 물 폭탄이 충청에 이어 호남까지 남하하면서 곳곳에 생채기를 냈다. 충북 보은에선 어린이가 급류에 휘말려 숨졌으며, 전북 군산에서 산사태에 묻힌 부부가 가까스로 구조되는 등 재산·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31일 오전 9시께 충북 보은군 수한면에 사는 ㄱ(5)군이 율산천 급류에 휘말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아침 8시 10분께 집을 나선 ㄱ군이 보이지 않자, 119구급대 등이 일대를 수색했고 1㎞ 떨어진 하류에서 ㄱ군을 발견했다. 보은 수한면 주민센터 관계자는 “ㄱ군이 집 앞을 나섰다가 6일째 이어진 폭우로 불어난 하천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은 지역엔 30~31일 이틀 동안 비 168.5㎜가 내렸으며, 26일부터 누적 강수량 359㎜를 기록했다.

31일 오전 5시께 전북 군산시 사정동 한 주택이 집중호우로 인한 토사로 매몰됐다.  전북도 제공
31일 오전 5시께 전북 군산시 사정동 한 주택이 집중호우로 인한 토사로 매몰됐다. 전북도 제공
31일 새벽 5시께에는 전북 군산시 사정동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주택을 덮쳐 오아무개(72)씨 부부가 안방까지 밀려든 흙더미에 묻혔다가 가까스로 구조됐다. 오씨는 왼손에 타박상을 입었으며, 남편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물에 쓸려 가거나, 산사태로 토사·낙석이 떨어져 교통이 통제되는 등 도로 관련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새벽 4시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의 축대가 무너지면서 인접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이 내려앉았다. 가로 18m, 세로 5m, 깊이 3.5m 크기로 지반이 침하돼 주민 200여명이 경로당, 주민센터 등으로 대피했다. 국토교통부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금천구와 오피스텔 건설사 등은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충북 괴산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동진천 둔치에 설치했던 고추축제 천막 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축제에 차질을 빚었다.오윤주 기자
충북 괴산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동진천 둔치에 설치했던 고추축제 천막 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축제에 차질을 빚었다.오윤주 기자
이날 아침까지 비 87.5㎜가 내린 충북 괴산군 소수면 길선리에서는 길동천이 유실됐고, 불정면 516번 지방도·장연 19번 국도 등 3곳엔 흙더미가 쏟아져 내렸다. 괴산읍 12번 군도 등 3곳도 침수돼 교통 통제가 이뤄졌다. 괴산 동진천 둔치에 설치됐던 고추축제장 텐트 45동과 간이 화장실 등 시설물이 떠내려가 축제가 차질을 빚었다.

충북 괴산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동진천 둔치에 설치했던 이동식 화장실 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축제에 차질을 빚었다.오윤주 기자
충북 괴산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동진천 둔치에 설치했던 이동식 화장실 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축제에 차질을 빚었다.오윤주 기자
이날 오후 1시까지 비 81.5㎜가 쏟아진 광주에선 이날 광산구 비아동 지하차도, 흑석사거리, 영광통 지하차도, 양동 복개상가 앞 등 도로 9곳이 물에 잠겨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으며, 대전에선 세정골 다리 침수로 시내버스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31일 오전까지 비 76㎜가 내리는 등 폭우가 쏟아지자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가 통제됐다.오윤주 기자
31일 오전까지 비 76㎜가 내리는 등 폭우가 쏟아지자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가 통제됐다.오윤주 기자
이날 오후 4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호우 대처상황 보고를 보면, 지난 26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사망 3명, 실종 1명, 부상 4명 등 인명 피해가 났고, 184세대에서 이재민 299명이 발생했다. 주택 1834채가 침수되는 등 사유시설 2600곳에서 피해가 났고, 도로·철도·하천 등 공공시설 707곳도 비 피해를 입었다.

농산물 피해도 컸다. 충북 충주 등 농가 86곳의 32.9㏊에서 벼가 침수되고, 사과가 떨어지는 등 피해가 났다. 충남 금산 추부 깻잎 밭 1곳과 논산 벌곡면 신양리 딸기밭 30곳의 비닐 집(2.24㏊)이 침수됐고, 30일 밤 9시10분께 충남 부여의 한 양계장에 벼락이 떨어져 병아리 6000여 마리가 불에 탔다.

지난 26일부터 엿새째 이어진 비는 31일 오후 4시 현재 수도권·중부·호남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그쳤고, 남부 일부 지역에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1시 예보에서 “밤부터 1일 낮까지 남해안, 제주를 중심으로 매우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곳은 산사태, 축대 붕괴, 토사 유출, 농경지·저지대 침수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오윤주 안관옥 박임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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