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6일 경북 구미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이 텅 비어있다. 새마을 공원 공사는 지난해 12월 끝났다.
879억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골칫거리가 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의 운영비를 결국 경북도가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일 대구 호텔 수성에서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21’이 연 초청 토론회에 나와 “구미시장은 (새마을 공원) 운영비를 걱정하고 있는데 경북도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새마을은 우리가 유일하게 세계적으로 수출한 것이며 대한민국 브랜드로 유일하게 정신문화를 수출한 것은 새마을사업이 처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자유한국당 남유진 시장 시절 구미시는 879억원을 들여 박정희 전 대통령 구미 생가 주변에 새마을운동 테마공원(면적 24만7350㎡)을 만들었다. 사업비는 구미시가 431억원, 정부가 293억원, 경북도가 155억원을 나눠 부담했다. 2013년 10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공사가 끝났다. 지난 7월24일에는 각종 인허가 절차도 마무리됐다. 하지만 콘텐츠가 부족해 찾는 사람이 거의 없고 정식으로 문을 열지도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미시와 경북도는 해마다 수십억원이 드는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운영비를 서로 떠넘기며 갈등을 겪었다. 이 갈등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구미시장과 한국당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새로 당선된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이 지사가 이날 새마을 공원을 경북도가 운영하겠다고 밝혀 운영비는 결국 경북도가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구미시와 경북도는 새마을 공원 한해 운영비가 20억~30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당 장 시장에 대한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 지사는 “(박정희 대통령) 역사박물관에 대해서는 구미 소관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역사는 지운다고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정희 대통령은 단군 이래 가난을 벗도록 한 유일한 지도자다. 이는 인정을 해야 하고 지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미시가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의 이름을 바꾸거나 콘텐츠를 추가하려고 한다는 소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구미시는 남 시장 시절인 지난해 12월부터 박 전 대통령 생가 주변에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면적 6164㎡)을 짓고 있다. 내년에 완성해 박 전 대통령 유품 5670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역사자료관은 195억원이 들었는데 구미시가 103억, 정부가 77억, 경북도가 15억원을 부담했다. 구미시는 시민 의견을 모아 역사자료관 운영 방식을 연말까지 결정할 방침이다.
글·사진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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