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노숙자 쉼터로 인도
인천 시민단체들 일일이 거리상담 나서
“왜 이런 곳에서 주무세요. 춥지 않으세요?”
지난 8일 오후 10시30분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 인근 건물. 노숙자 전문상담원들이 건물안 코너에서 종이 박스를 깔고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고 있던 50대 중반의 남자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날씨가 무척 추워졌는데 쉼터에서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야 되지 않겠느냐”며 말을 걸었다. 상담원들은 이 노숙자가 귀찮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마련해간 따뜻한 커피와 빵을 주며 “추위에 얼어 죽을 수도 있다”며 “추운 겨울만이라도 쉼터에서 보낸 뒤 다시 노숙을 하라”며 계속 설득했다. 결국 사업을 하다 실패한 뒤 가족들과 헤어져 지난해 여름부터 거리에서 지낸 이 노숙자는 상담원들의 집중적인 설득으로 인근 목욕탕에서 깨끗하게 목욕하고 속옷은 물론 겉옷까지 모두 새로 갈아입은 뒤 식사를 하고 노숙인 쉼터에 입소했다.
‘내일을 여는 집 노숙인 쉼터’와 인천쪽방상담소는 지난 6일 저녁 인천 부평역 만남의 장소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문병호 의원(열린우리당)과 ‘내일을 여는 집’ 대표인 이준모 목사, 전문 사회복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리노숙자집중상담 발대식’을 갖고 노숙자를 쉼터로 유인하는 집중상담에 나섰다.
이들 단체는 지난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4개월간을 거리노숙자동절기대책기간으로 정해 전문 상담원 10명을 배치하고 야간 상담조 2개조를 편성해 매주 2~3번씩 노숙자들이 많이 있는 부평역과 동인천역, 인천역, 인천터미널 등을 새벽 1시까지 순회하며 노숙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인천쪽방상담소 박종섭 소장은 “이번 집중상담의 목적이 노숙자들의 동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상담에 응하는 노숙자에 대해서는 목욕과 식사를 제공하고, 노숙인 쉼터에 입소시키고, 쉼터 입소를 거부하는 노숙인은 인근 쪽방이나 일세방을 얻어 투숙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커피나 빵, 컵라면을 주면 감사를 표시한 뒤 먹지만 일부 노숙자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으려고 해 그냥 놓고 오고 다음날 다른 상담원이 또 대화를 시도해 마음을 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에서 유일한 노숙인 쉼터인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내일을 여는 집 노숙인 쉼터’(032-544-6330)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입소자가 늘어나 수용할 수 있는 정원 25명을 크게 넘어선 37명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인근 교회까지 빌려 이들을 수용하고 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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