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제7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오는 4~6일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4·3, 진실과 정의-지속가능한 정의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는 4·3 70주년을 맞아 4·3을 국가적·국제적 차원에서 조명하기 위해 외국의 유사사례를 살펴보는 한편 국내외 민주연구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험을 공유하는 행사로 진행한다. 제주도의 후원으로 제주칼호텔에서 여는 이번 행사는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주4·3연구소와 기념사업위 학술위원회가 주관한다.
첫째날인 4일에는 1세션 ‘냉전, 학살, 미국의 책임’을 주제로 냉전체제에서 일어난 과거사의 비극과 미국의 개입을 살펴본다. 1960년대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대학살과 1940년대 후반 그리스에서 일어난 그리스 내전과 같은 시기 일어난 제주4·3의 전개과정과 미국의 역할을 집중 조명한다. 5일에는 2세션 ‘저항, 학살, 국가의 책임’을 주제로 1940년대 후반 대만 2·28사건, 1980년대의 과테말라의 원주민 학살과 함께 4·3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이어 3세션 ‘진실, 정의, 연대’에서는 5·18연구소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일본 오키나와의 활동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제교류와 활동경험을 공유한다. 6일에는 제주4·3평화공원 참배와 유적지 기행이 있다.
1970년대 일본에서 지문날인 거부운동을 하다 강제 추방됐고, 제주4·3의 진실을 알린 <제주민중항쟁>(전 3권)을 발간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던 김명식 시인이 기조강연한다. 이번 학술대회 참가자 가운데는 캄보디아 킬링필드의 생존 희생자이자 올해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받은 육창 캄보디아 슬레우크 리트연구소 대표와 1960년대 인도네시아 대학살 당시 9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베드조 운퉁도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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