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 함정 제주도 입항 저지 활동 펼칠 것”
제주 강정마을서도 욱일기 반대 여론 확산
제주 강정마을서도 욱일기 반대 여론 확산
부산 시민단체가 욱일기를 달고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가하겠다는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입항을 막겠다고 나섰다. 관함식 개최를 놓고 찬·반 논란을 겪었던 제주 강정마을은 욱일기에 대한 반대 여론이 퍼지고 있다.
부산의 여러 시민·노동단체가 모여 만든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의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건립특위)는 2일 “전쟁범죄의 상징인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함정의 국제관함식 참가를 규탄한다. 시민이 나서서 일본 함정의 입항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해군은 지난 8월31일 15개 참가국에 제주 국제관함식(10~14일)에 앞서 소속 국가 국기와 주최국인 한국 태극기 두 깃발만 달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욱일기는 자위대 함기이고, 함기 게양은 일본 국내 법령상 의무라며 우리 해군의 요청을 거부했다.
건립특위는 “일본 정부는 전쟁범죄에 진심 어린 사죄와 배상은커녕 평화의 소녀상 철거,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반대에만 나섰다. 제주에 기어이 전쟁범죄의 상징 욱일기를 달고 들어오겠다고 한다. 참가자들을 모아 국제관함식 때 일본 함정 입항 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5일 동구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자위대 함정과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핵잠수함이 들어오는 국제관함식은 제주도를 군사기지화 하려는 시작점이자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해군기지로 전용하려는 것을 공인하는 것”이라며 관함식 개최를 반대했다. 일부 주민들은 “일제 강점기 때 도민들이 강제동원돼 노무 활동에 종사해야 했는데, 욱일기를 달고 제주에 들어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욱일기는 1870년 일본 육군이 처음 사용했는데,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고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앞세운 깃발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던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와 비슷한 성격이다. 독일은 하켄크로이츠를 전범기로 규정해 폐기했다. 일본은 욱일기를 고집하고 있어 주변국으로부터 전쟁 책임을 외면하고 반성할 줄 모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영동 허호준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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