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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세종역 신설 갈등 배경엔…충북의 ‘철도소외’ 트라우마

등록 2018-10-15 05:00수정 2018-10-15 09:49

오송역은 철도서 소외된 충북민들의 염원 담겨
충북 도민 노력으로 오송역과 분기역 얻어내
세종시 발전되자 20㎞ 떨어진 오송역 불만 폭발
세종역 설치하면 오송, 공주역은 쇠퇴 불 보듯
“충북 발전 방안 내놔야 충북도민 설득 가능”
오송역. 충북지역 시민단체와 자치단체 등은 KTX 세종역 백지화를 위한 충북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세종역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오송역 등의 위축과 함께 저속철 우려로 고속철도 효용성이 떨어질 것을 반대 이유로 삼고 있다.충북도 제공
오송역. 충북지역 시민단체와 자치단체 등은 KTX 세종역 백지화를 위한 충북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세종역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오송역 등의 위축과 함께 저속철 우려로 고속철도 효용성이 떨어질 것을 반대 이유로 삼고 있다.충북도 제공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고속철도 세종역 설치 논란에 불을 질렀다. 세종역 논란은 세종과 충북 청주뿐 아니라, 충남 공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세종역 논란 주변 지역으로 확산 지난 8일 충북도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세종역 설치는 충북만 반대하지 다른 지역은 다 찬성한다”고 말해 다시 이 논란에 불을 댕겼다. 이틀 뒤 김정섭 공주시장은 “이 대표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세종역은 현실성이 없다”고 반대했다. 14일 고속철도 세종역 백지화를 위한 충북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는 “세종역 설치는 지역 균형발전, 분산·분권 등을 위해 탄생한 세종시 취지를 역행하는 조처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세종시는 세종역 후보지인 금남면 발산리 일대를 개발행위 제한구역으로 묶고 지난 7월 철도시설공단에 세종역 사전 타당성 재조사를 요청하는 등 다시 세종역 설치에 나섰다. 세종역은 지난해 철도시설공단이 벌인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0.59에 그쳐 중단된 바 있다.

논란의 오송역은 어떻게 태어났나? 충북이 세종역 설치에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철도에서 소외돼온 역사 때문이다. 충북의 중심지인 청주는 경부선 철도가 지나지 않아 오랫동안 발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애초 경부고속철도를 계획할 때도 충북은 포함되지 않았다. 청주 인근의 충남 조치원을 경유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충북 지역 단체들은 1989년부터 고속철도 유치위원회를 꾸려 충북 경유를 주장했고, 1991년 9월 경부고속철도가 충북 최서단 오송을 경유하도록 노선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2003년 11월 고속철도 오송역이 설치됐다.

오송역은 2005년 6월 호남선의 분기역이 되면서 한번 더 도약하게 된다. 애초엔 시간, 거리상으로는 천안아산역, 비용과 효율성 면에선 대전역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당시 세종시의 입지가 오송역 옆의 연기·공주 지역으로 결정된 직후여서 지역 균형 발전 효과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오송이 한국 고속철도의 분기역이 됐다.

세종시의 발전이 부른 세종역 논란 오송역에 대한 불만과 세종역 설치에 대한 요구가 분출된 것은 2012년 세종시에 정부청사가 입주하면서부터다. 세종 시민들과 공무원들은 정부청사에서 16.6㎞, 세종시청에서 20.8㎞나 떨어진 오송역에 불만을 제기했다. 간선급행버스(BRT)가 세종시와 오송역을 빠르게 연결했지만, 철도역이 도시 안에 있는 것보다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호남고속철도는 이미 세종시의 남쪽을 관통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세종시가 지역구인 이해찬 대표와 이춘희 세종시장이 세종역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서울과 세종 간의 행정 비효율을 해소하고,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서도 세종역 신설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세종역 설치되면 오송역 쇠퇴할 것 충북이나 충남 공주 등 주변 지역에서 세종역 설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오송역이나 공주역의 쇠퇴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 오송역 이용자의 다수가 세종시를 오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세종역이 설치되면 오송역은 빈껍데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주역도 현재도 하루 승객이 500~600명 수준이어서 세종역이 설치되면 사실상 역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세종역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세종역을 설치하면 고속철이 저속철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세종역은 주변 오송역, 공주역과 각각 22㎞ 정도 떨어져 있어 열차가 자주 정차하게 되고, 이 때문에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속철도는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차 역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실제로 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세종역에 서는 열차는 오송이나 공주에 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세종역 정차 편수가 늘어나는 만큼 오송, 공주의 정차 편수는 줄어들게 된다.

사회공공연구원 박흥수 연구위원은 “충북에서 반대하는 이유는 세종역이 설치되면 오송역이 쇠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종역이 설치되더라도 충북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충북 쪽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김규원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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