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0회를 맞는 경기도 이천쌀문화축제가 17일부터 이천시 설봉공원에서 열려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사진은 지난해 축제 모습
우리나라 대표적 전통 농경문화 축제인 ‘제20회 이천쌀문화축제( http://www.ricefestival.or.kr)’가 17일부터 21일까지 경기도 이천시 설봉공원에서 열린다. ‘쌀 맛 나는 세상, 구수한 인심’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천쌀문화축제는 6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 최우수 축제’로 선정됐는데, ‘성년’을 맞은 이번 축제는 어느 해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오감만족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물론 우리니라 쌀 문화 중심지인 이천은 ‘임금님표 이천쌀’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조선시대 농서 <행포지>에는 ‘이천에서 생산한 쌀이 좋다’고 기록돼 있고, 또 성종이 세종릉에 성묘하고 환궁 시 이천에 머물던 중 이천 쌀로 밥을 지어 진상했는데 맛이 좋아 진상미로 올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이런 명성을 기반으로 이천시에서는 우리나라 쌀 문화와 전통농경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해마다 축제 한마당을 마련하고 있다. 축제는 아이들에게는 전통농경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놀이터로도 불린다.
쌀 문화권에서 온 세계 각국의 축제 참가자들의 모습.
이번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가마솥밥 이천명 이천원’, ‘이천쌀밥 명인전’, ‘가마솥체험’ 등 이천 쌀과 가마솥을 주제로 한 체험이다. 올해는 ‘가마솥마당’을 별도로 운영해 마당 전체를 가마솥과 관련된 프로그램으로 꾸민 게 특징이다. 이 가운데 ‘가마솥밥 이천명 이천원’은 초대형 가마솥에 2000인분의 쌀밥을 지어 2000원을 내고 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 행사다. 전통 방식 그대로 장작으로 불을 때 지은 밥은 윤기가 돌고 김치·고추장·들기름을 넣어 비벼 내면 2000원의 만찬이 완성돼 푸짐한 이천쌀비빔밥을 체험할 수 있다.
또 4명의 참가자가 토너먼트 형식으로 대결을 펼치는 ‘이천쌀밥 명인전’은 최고의 쌀밥 짓기 명인을 뽑는 행사다. 매일 네 번의 경쟁을 통해 일일 명인을 선발하고 마지막 날 일일 명인들의 결승전을 통해 ‘올해의 명인’을 뽑게 된다. 물론, 관람객들은 이 밥을 시식할 기회도 주어진다.
이와 함께 이천 쌀의 우수성을 세계로 홍보하기 위한 ‘세계 쌀 요리 경연’도 마련된다. 각국에서 참여한 요리사들이 ‘이천 쌀’을 주재료로 요리하고 전문심사위원의 평가를 통해 시상한다. 또한, 각국의 쌀 문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국가별 홍보관에 전통 농경문화에 대한 전시·공연·체험을 운영해 외국인 관광객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밖에 이천쌀문화축제 20주년 사진전, 설봉사생대회 역대 수상작 전시, 농업테마공원 연계 ‘별빛 영화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지난해 열린 축제에서 관람객들이 600m 길이로 뽑은 오색 가래떡을 둘러보고 있다.
아울러 또 다른 대표 프로그램인 ‘무지개 가래떡’은 날마다 한 차례 진행되는 이벤트인데,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에게 600m 길이의 오색 무지개 가래떡을 뽑아 조금씩 나눠 먹는 프로그램이다. 가래떡이 끊기지 않게 지그재그 모양을 유지하며 탁자 위에 600m를 늘어놓는 과정은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협동심이 필요하다.
축제에서는 ‘용줄다리기’, ‘거북놀이 공연·체험’, ‘임금님 진상마차 행렬’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또한 농업인, 관광객, 전문놀이꾼들이 어울려 진행하는 풍년마당, 공연마당, 동화마당, 농경마당, 햅쌀거리, 놀이마당 등도 마련돼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도 이뤄진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사진 이천쌀문화축제 추진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