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사진)이 올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제(10월26일)와 탄신제(11월14일)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장 시장은 17일 아침 7시30분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일단 (추모제는) 참석하지 않는 걸로 결정했고, 탄신제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모제 참석 문제를 두고) 상황이 너무 커지고 서로 대비되는 기사가 나와버려 제가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더 이상 많은 분들을 궁금하게 해드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구미시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가장 중심에 두고 생각했지만 상황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누구 압력을 받아서 한 결정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10월26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당시 남유진 구미시장이 박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 여사의 영정에 큰 절을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장 시장은 구미가 이념적인 갈등이 너무 큰 것에 대해 부담감도 털어놨다. 그는 “전임 시장(한국당 남유진 시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반신반인(반은 인간 반은 신)’이라고 했고, 그것으로도 끝나지 않고 ‘좌파와 전쟁을 하겠다’고 했다. 전임 시장이 그렇게 증폭시켜놓은 것은 저에게 상당히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통령이)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 혁신을 이루기 위한 노력에는 동의하고, 청년 박정희에 대해서는 남자로서 공감하는 바도 있다. 역사는 누구도 지울 수 없다. 나는 박 전 대통령을 평가하는 입장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장 시장은 단순한 공업도시를 넘어 구미를 문화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그는 “구미는 경제라는 타이틀에만 얽매여서 단색의 정치를 해온 도시인데 시민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지방자치, 민주주의가 활성화되는 도시가 돼야 한다. 생산과 회식문화만 있는 도시가 아니라 예술을 누리는 노동자의 삶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공단을 비롯한 구미공단 활성화는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이것만 바라보고 허리띠를 졸라맬 수는 없기 때문에 도시재생 사업으로 도시를 변신시켜 그동안 구미가 신경 못 쓴 문화관광 도시를 만들려 싶다”고 밝혔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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