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 원룸서 불…네 살배기 아이 숨져

9명 중경상…필로티 구조 1층서 불 시작된 듯

지난 20일 저녁 7시42분께 경남 김해시의 한 원룸에서 난 불을 소방관이 진화하고 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경남 김해의 한 원룸에서 불이 나 네 살배기 아이가 숨졌다.

20일 저녁 7시42분께 경남 김해시 서상동에 있는 5층짜리 원룸에서 불이 났다. 이 원룸은 1층을 외벽 없이 기둥으로만 지지하며 주차공간 등으로 사용하는 필로티 구조인데, 15가구가 산다. 불이 난 원룸 근처의 한 은행 주차장 관리인 ㄱ(60)씨는 경찰에서 “밖에서 ‘펑’하는 소리가 들려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불이 난 지 20분이 채 안 된 이 날 저녁 8시께 불을 껐다.

소방당국은 2층에 살던 ㄴ(4)군 등 우즈베키스탄 국적 어린이 4명을 건물 계단 등지에서 발견해 근처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ㄴ군은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졌다. 또 ㄴ군의 누나(14), 형(12), 사촌(13) 등 3명은 중상을 입었다. 화재 당시 ㄴ군 집에는 부모 등 어른이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말도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들끼리 있다가 대피가 늦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불로 당시 원룸에 있던 주민 ㄷ(28)씨는 중상을 입었고, 나머지 5명은 연기 흡입 등 경상으로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원룸 1층 주차장에 있던 차량 7대와 오토바이 1대도 피해를 보았다.

경찰 등은 이 원룸 1층 주차장에 있던 1t짜리 화물차에서 불이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합동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불이 났을 때 화재감지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원룸에 설치된 의무 소방설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 원룸은 화재를 감지하면 스스로 물을 뿜어 불길을 잡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건물은 아니다.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건물은 6층 이상 공동주택이다.

김영동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