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첫 공공기관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열려

부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를 시작으로 29일까지 6명 심사
일부 후보자 엘시티 선물 받아 오거돈 부산시장 정치적 부담

부산시의회 인사검증특별위원회가 시작되자 부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인 정희준 동아대 교수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시의회가 23일 공공기관장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시작했다. 부산시의회의 인사청문회는 개원 이후 처음이다.

부산시의회 인사검증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시의회 3층 경제문화위원회실에서 정희준 부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를 상대로 인사검증을 했다. 김문기 시의원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6명의 시의원이 질문했다.

쟁점은 전문성과 보은인사였다. 질문에 나선 시의원들은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인 그가 관광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없다는 점과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캠프 정책팀에서 활동하고 오거돈 부산시장 인수위원회 때 시민행복정책단장을 맡은 것을 문제 삼았다.

정 후보자는 “관광업계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관광과 연계된 활동을 많이 했다. 오 시장이 부산 관광산업을 혁신시켜 달라고 저를 부산관광공사 사장으로 부르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같은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코드인사라는 것은 동의하지만 보은인사는 납득하지 못한다. 오 시장 당선을 위해 고생한 사람은 더 많고 나는 그분들에 미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부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인 정희준 동아대 교수가 부산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시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이번 인사검증은 정 후보자를 포함해 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24일 정경진 부산도시철도 사장 후보자, 배광효 부산환경공단 이사장 후보자, 25일 김종원 부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29일 추연길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김종철 부산지방공단 스포원 이사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출석한다.

인사검증특위는 청문회가 끝나면 적합 또는 부적합 판정을 내려서 오 시장에게 전달하게 된다. 인사검증특위가 부적합 판정을 내려도 오 시장이 임명을 할 수가 있다. 지방자치법 등 현행 관련법이 자차단체 산하 공공기관장의 임명권을 자치단체장에게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벌써 고심에 빠졌다. 해운대해수욕장 앞 대규모 호텔·아파트 단지의 시행사인 엘시티(LCT)로부터 몇 년 동안 명절마다 선물을 받은 28명 가운데 2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은 “선물을 받은 기억이 없고 누가 보냈는지도 몰랐다. 설혹 받았더라도 엘시티사업 인·허가와 관련된 업무를 보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이 문제가 인사청문회에서 집중 거론되면 오 시장의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가 있다. 오 시장이 지방선거 기간 부산의 대표적인 적폐 사례로 엘시티 사건을 자주 언급했기 때문이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