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돌산도~금오도를 오가는 여객선 한림페리 11호.
육지 왕래가 불편한 섬 주민을 위해 ‘1000원 여객선’ 운항이 추진된다.
전남도는 30일 “섬 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1000원 여객선을 도입하려 한다. 여객선을 탈 때 섬 주민은 거리와 상관없이 1000원만 내고, 나머지 배삯은 국가와 자치단체에서 부담하는 제도”라고 밝혔다. 도는 “산간벽지 주민이 100원 택시, 1000원 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섬 주민이 여객선을 경제적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해 교통복지를 확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가고 싶은 섬’ 행사를 위해 완도 생일도를 찾은 김영록 전남지사도 1000원 여객선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금까지 섬 주민은 해양수산부의 ‘도서민 여객선 운임 집행 지침’에 따라 운임 3만원 미만은 5000원, 3만~5만원은 6000원, 5만원 초과는 7000원의 배삯을 내왔다. 도는 우선 전국적 시행을 정부에 건의하고, 국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내년부터 전남지역 일부 항로에서 시범 운영해 보기로 했다. 여객선 운항횟수가 적어 해상교통이 불편한 섬들부터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고흥군도 내년 1월부터 군민을 대상으로 1000원 여객선을 시행하기로 했다. 군은 한 해 예산 1억2000만원을 투입하면 시산도 등 6개 항로에서 다달이 4000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국 유인도 470곳의 주민 85만여명을 대상으로 이를 시행하려면 예산 수백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입 과정에서 난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 해운항만과 주용석씨는 “지난해 전남의 항로 53곳에서 여객선을 탄 섬 주민은 연인원 230만명이었고 보조금으로 100억원이 지원됐다. 1000원 여객선을 도입하면 한해 150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글·사진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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