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등 도내 4개 대학 학생들이 지난 31일 제주대 ‘갑질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제주대 본관 앞에서 이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에 대한 상습 폭언과 성희롱·부당지시 등 갑질 논란으로 대학 당국의 조사를 받아온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교수가 결국 파면됐다.
송석언 제주대 총장은 1일 오후 대학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교수의 갑질 의혹에 대해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오늘 오전 통보를 받았다. 총장으로서 그동안 교육현장에서 해당 교수의 행위로 인해 학생들이 감내하기 힘든 상황이 많았을 것으로 판단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 해당 교수를 파면했다”고 밝혔다.
송 총장은 “이번 조치로 그동안 학생들이 입은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바라며, 앞으로 유사한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인권센터 등 피해신고 창구를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갑질 문화 근절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있던 이 학과 학생들은 송 총장의 ‘파면’ 발언이 나오자 짧은 탄성과 함께 서로를 다독였고, 일부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제주대의 교수 갑질 논란은 지난 6월 이 대학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4학년 재학생 22명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 교수의 갑질 의혹을 폭로하고 수업·평가를 거부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이 교수의 갑질 의혹이 규명돼야 한다”며 학내외에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했고, 학교 쪽에 진상조사와 수업 배제, 파면 등을 요구했다. 이 교수는 △폭언과 인격모독 발언 △외모 비하 발언 △성희롱 △보복성 평가 및 협박 △사적인 일에 학생 동원 △정규 수업 시간 이외의 무기한 연장 수업 △고가의 서적 강매 △학생 수상 실적에 자녀 이름 끼워 넣기 강요 등의 갑질 의혹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학교 쪽은 대학 인권센터와 산학협력본부 연구윤리위원회 등이 분야별로 의혹을 조사했고, 그 결과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대학은 학교 행사 지원금 유용 등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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