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당시 당선 소감을 밝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부인 김혜경씨(왼쪽). <한겨레> 자료사진
지방선거 당시 논란이 됐던 ‘혜경궁 김씨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2일 오전 10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김씨는 피고발인 신분이며 법률대리인인 나승철 변호사와 함께 포토라인에 섰다.
김씨는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옅은 미소를 띠며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하고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자의든 타의든 경찰에 출석까지 하게 된 상황에 대한 소회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과 관련, 김씨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달 24일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김씨는 자신의 경찰출석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확인하고선 경찰에 항의한 뒤 귀가한 바 있다.
김씨는 지난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과 문제의 트위터 계정(@08__hkkim) 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나 변호사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은 김씨의 것이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혜경궁 김씨 사건’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이 지난 4월 트위터 계정인 ‘@08__hkkim’이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정치권 일각에선 해당 계정이 이 지사 부인 김씨의 이름 영문 이니셜과 같다는 이유 등으로 김씨의 계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 의원은 지난달 13일 “당내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뒤늦게 고발을 취하했다. 하지만 최근 이 지사의 팬카페에서 활동한 이 지사의 전 운전기사 ㄱ씨가 트위터 계정의 주인으로 지목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ㄱ씨는 팬카페 운영자 ㅊ씨에게 자신이 혜경궁 김씨라고 밝힌 것으로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됐으나 경찰 소환 조사에서는 진술을 바꿨다. 이 지사와 부인 김씨는 그동안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운영한 사실도 이유도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