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부산시교육청 앞마당에서 재선에 도전하기 위해 출범식을 열었다. 김광수 기자
부산의 모든 학생은 내년 3월부터 학교에 수저통을 들고 가지 않아도 된다.
부산시교육청은 2일 “학생들이 수저통을 들고 다니는 불편을 해소하고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학교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내년 3월부터 모든 학교에서 급식용 수저를 일괄 관리해 제공한다. 학교에 수저를 살 예산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의 637개 초·중·고·특수학교 가운데 급식에 사용하는 수저를 제공하는 학교는 295개(46.3%)다. 나머지 342개(53.7%)는 학생들이 수저통에 수저를 넣어서 등교하고 집에 갈 때 가져간다. 학생들이 수저통을 깜박 잊고 등교하면 매점에서 일회용 수저를 사서 밥을 먹는다.
부산시교육청이 학교에서 수저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했더니 조리 종사자의 업무 가중(32.1%)과 수저 훼손 및 잦은 분실로 인한 지속적 관리의 어려움(28.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런 결과는 식당을 확보할 공간이 부족해 교실에서 배식하는 학교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식당종사자들이 교실까지 밥과 반찬, 국을 가져와야 하므로 수저까지 챙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앞으로 급식실 현대화사업을 추진할 때 식당을 우선 확보하고 교실 배식을 실시 중인 학교에 대해선 유휴교실을 활용해 식당을 설치할 계획이다. 학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저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식생활 교육을 하고 조리 종사원들의 업무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침을 내릴 방침이다.
수저를 학교에서 제공하기로 하자 조리 종사자들은 반발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는 “다른 지역처럼 수저를 제공하고 싶으면 먼저 다른 지역처럼 조리 종사원들을 많이 배치하고 반찬 가짓수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게 먼저다”라고 주장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을 뺀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수저를 제공하고 있고 수저는 식판과 같이 학교급식에서 제공되어야 할 기본도구인 식기다”고 되받았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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