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농업기술원과 청주농고 학생들이 9일 팥 고추장 제조 시연을 한 뒤 만든 고추장을 선보이고 있다. 충북 농업기술원 제공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그렇다. 팥으로 쑨 메주 뿐만 아니라, 팥으로 쑨 메주로 만든 고추장까지 나왔다.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이 팥으로 쑨 메주로 고추장을 제조해 선보였다. 농업기술원은 9일 청주농업고등학교 식품가공과 학생들과 팥 고추장 시연을 했다.
농업기술원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함께 지난해부터 팥 고추장을 연구해왔다. 이들은 팥 쓰임새를 찾다가 옛 문헌 <증보산림경제>에 나오는 ‘소두장’에 힌트를 얻고 연구에 나섰다. 문헌의 ‘소두’가 팥일 수 있다고 봤다. 팥은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에서 주로 재배돼 콩 다음으로 수요가 많다.
콩 메주 쑤는 법에 따라 팥 메주를 만들었다. 팥을 물에 불려 가마솥에 찌고, 둥근 메주를 만들었다. 전분도를 높이려고 쌀·콩 등도 함께 넣었다. 일주일 이상 볏짚에서 메주를 띄워 발효시켰고, 잘 말려 팥 메줏가루를 만들었다.
이후 전통 제조법에 따라 팥 고추장을 제조했다. 엄현주 농업기술원 박사는 “팥 메주는 콩 메주에 견줘 단맛이 많고, 발효 시간도 빨랐다. 성분 분석을 했더니 항산화·항균 효능이 있는 폴리페놀 함량이 높았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원 등은 지난달 <한국식품영양학회지>에 ‘팥 고추장의 품질 특성’ 등을 주제로 논문을 실었으며, 팥 고추장 특허도 출원할 참이다. 한 업체에 맡겨 팥 메줏가루, 고춧가루, 소금 등을 담은 팥 고추장 세트를 개발했으며, 시판도 계획하고 있다. 엄 박사는 “팥은 단백질·지방질 함량이 낮지만 전분 함량은 높다. 피로해소, 신장병, 숙취 해소 등에 좋아 팥 고추장을 상품화하면 인기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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