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여자를 모셔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전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용호 의원이 여성인 위원장에게 함부로 대하다 사면초가에 몰렸다. 전남도의회는 12일 김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했고, 민주당은 성차별적 발언이 아닌지 직권조사에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 7월 도의회 원구성에서 기획행정위에 배정되자, 당내 반대파였던 이아무개 위원장(민주당)을 향해 수차례 막말을 퍼부었다. 이 위원장은 “김 의원이 ‘내 평생 여자를 모셔본 적이 없다. 잘 하라. (내가) 깐깐한 사람이다. 불편할 거다’라고 압박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김 의원이 전화로 ‘(내가) 성질이 더럽고 지저분하고 까칠한 사람이다’라는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불만은 의정활동에서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오전 11시20분 행정사무감사장에서 높이 70㎝의 책상에 놓인 이 위원장의 명패를 느닷없이 발로 걷어차는 돌출행동을 했다. 당시 정회 중인 회의장에는 도의원과 공무원 등 10여명이 있었고, 이 위원장은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한 공무원은 “입장하던 김 의원이 갑자기 명패를 걷어차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당시 회의장은 인터넷으로 중계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같은 날 오후 2시20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 위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김 의원은 행정감사의 발언 시간이 1인당 25분으로 정해지자 “밤새워 공부해 오는 데 발언을 제한한다. 능력도 없으면서 그 자리에 앉아 있느냐”고 몰아붙였다.
이런 말썽이 이어지면서 기획행정위 의원 10명 중 그를 뺀 9명은 “함께 상임위 활동을 할 수 없다”며 위원 교체를 의장단에 요구했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일부 의원의 일탈 행위로 국민과 당원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진상조사 뒤 윤리규범에 따라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결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는 의원으로 평가받고 싶을 뿐이다”라고 부인했다.
글·사진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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