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참 의원 이름이 참석자 명단에…구미시 ‘박정희 탄신제’ 촌극

민주당 지방의원들 탄신제 불참했지만 참석자 명단에 포함
한국당 지방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 뒤로 하고 탄신제 참석

‘박정희 대통령 101회 탄신제’가 열린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주변에 마련된 특설무대 대형 스크린에 참석자 명단이 나오고 있다. 김일우 기자 [e-mail]

지난 14일 열린 ‘박정희 대통령 101회 탄신제’ 당시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의 이름이 참석자 명단에 오르는 촌극이 빚어졌다.

19일 구미시와 구미시의회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동상 근처 특설무대에서 열린 탄신제 기념식에서 참석자 명단이 대형 스크린에 공개됐다. 이 명단에는 구미가 지역구인 경북도의원 6명과 구미시의원 22명의 이름이 모두 포함됐다. 경북도의원 6명 중 3명은 자유한국당 소속이지만 나머지 3명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구미시의원 22명도 민주당 8명, 한국당 12명, 바른미래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실제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열린 숭모제와 기념식에 민주당 소속 경북도의원과 구미시의원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홍난이 구미시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생 기념행사에 참석 여부를 묻는 전화 한 통 받아 본 적 없었는데 참석자 명단에 내 이름이 들어있었던 것을 뒤늦게 알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모두 참석하는 것으로 우선 명단을 만들어놓고 행사 당일 오지 않은 지방의원들이 있으면 빼려고 했는데 보수단체 데모 등으로 정신이 없어 깜빡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탄신제에는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인 김진태·윤상현·강효상·김석기·장석춘·백승주 의원을 비롯해 1500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소속 장세용 구미시장은 이날 탄신제 대신 제21회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농민들을 만났다. 한국당 소속 윤창욱(구미시 제2선거구)·김상조(구미시 제3선거구) 경북도의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행정사무감사도 빠지고 탄신제에 참석했다.

김일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