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택시 승객이 놓고 내린 휴대전화 1천여 대를 사들여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장물취득 등)로 휴대전화 밀수출 조직 총책 강아무개(33) 씨와 중간 매입책 김아무개(33) 씨 등 모두 6명을 구속하고 해외 운반책 유아무개(55) 씨 등 1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손님들이 두고 내린 휴대전화를 이들에게 팔아넘긴 혐의(점유이탈물 횡령)로 박아무개(52) 씨 등 택시기사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강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시가 10억원 상당의 휴대전화 1천여 대를 매입해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의 범행은 승객이 택시를 휴대전화에 놓고 내린 시점부터 시작돼 빠르고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휴대전화를 주운 택시기사들은 이르면 당일,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을 틈타 서울 합정역 등에서 김씨 등 중간 매입책들을 만나 5만∼10만원을 받고 휴대전화를 넘겼다. 중간 매입책들은 넘겨받은 휴대전화를 화단 수풀 등에 숨긴 뒤 공중전화로 총책 강씨와 접선 장소를 정해 10만∼15만원에 팔아넘겼다.
강씨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번호판을 뗀 오토바이로 휴대전화를 수거한 뒤, 유심칩을 제거해 별도 창고에 보관했다가 유씨 등 해외 운반책을 통해 대당 40만∼50만원을 받고 휴대전화를 중국에 밀수출했다.
해외 운반책들의 대부분은 중국인 여행객이나 보따리상들로, 중국 내 장물업자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고용돼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5억여 원을 챙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해외로 넘어간 휴대전화가 회수될 수 있도록 피해 사실을 공항 보안업체와 관세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는 한편 중국 현지에서 휴대전화를 매입해 유통한 공범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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