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에 들어설 예정인 오페라하우스 조감도. 2022년 4월 개장한다. 부산시 제공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공사가 중단됐던 부산 북항의 오페라하우스가 다시 추진된다. 오는 20022년 부산·울산·경남 최초의 오페라하우스로 개장한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25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항만공사와 함께 부산 오페라하우스를 2022년 4월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야구단과 4개의 롯데백화점 등을 부산에 두고 있는 롯데그룹이 부산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2008년 오페라하우스 건립비 1000억원을 지역사회공헌기금으로 출연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추진됐다.
하지만 사업비가 2500억원까지 늘어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롯데그룹 기부금 1000억원을 뺀 1500억원을 부산시가 부담해야 하는 데다 건립 뒤 해마다 몇십~몇백억원의 적자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산시가 부산진구 옛 하야리아 미군기지 터에 조성한 부산시민공원 안에 대규모 공연시설인 국제아트센터가 2021년까지 들어서게 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결국 착공은 지난 5월 31일에야 들어갔다. 롯데그룹이 1000억원의 기부금을 약속하고 10년 만이었다.
하지만 착공 보름여 뒤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거돈 부산시장 인수위원회가 오페라하우스 사업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데 이어 오 시장이 지난 8월 31일 공사를 중단시켰다. 이때 오페라하우스가 백지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무성했으나 오 시장은 공사 중단 80여일 만에 오페라하우스를 정상 추진하고 나섰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총사업비 2500억원 가운데 부산시가 투자해야 하는 1500억원 가운데 부산항만공사가 800억원을 부담한다. 이로써 부산시의 재정 부담이 700억원을 줄어들었다. 반면에 부산항만공사는 오페라하우스 공동 운영에 참여한다.
또 부산시는 오페라하우스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오페라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계층이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오페라하우스가 오페라만 공연하는 문화공간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시민을 대상으로 오페라하우스 이름을 공모하기로 했다.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동구 초량동 북항 재개발지역 안 해양문화지구 터 2만9542㎡에 지하 2층, 지상 5층(연면적 5만1617㎡) 규모로 2022년 4월 완공될 예정이다. 1800석 대극장과 300석 소극장, 전시실 등이 들어선다.
부산/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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