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범 제주시장이 26일 브리핑을 갖고 내년부터 모든 공공건축물을 제로에너지 하우스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시 제공
제주시가 내년부터 모든 공공건축물을 ‘제로에너지 건물’로 만든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26일 오전 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내년부터 신축이나 개·보수를 하는 제주시의 모든 공공건축물에 설계단계부터 화석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로에너지 건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시행에 들어간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2조)에는 제로에너지건축물을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이라고 정의했다.
시는 패시브하우스 방식을 도입해 공공건물을 설계하고, 연차적으로 태양광 패널,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추가로 설치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로에너지 하우스로 조성하게 된다. 패시브하우스는 건물의 단열재와 형태를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지 못하도록 짓는 건물이고, 액티브하우스는 태양광이나 지열 등 에너지를 최대한 집으로 끌어들이는 주택이다. 제주시의 제로에너지 하우스는 이 두 가지 방식을 모두 활용한다.
시는 우선 내년 예산을 확보하거나 신청한 애월읍사무소와 한림읍사무소 청사를 비롯해 우당도서관 보강 사업 등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시는 제로에너지 하우스 전문가인 이명주 명지대 교수(건축학과)의 연구를 인용해 “건물을 국제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설계하면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겨울철 온도는 20도, 여름철 온도는 26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접목하면 기존 건물 대비 난방 에너지 요구량은 82%, 냉방 에너지 요구량은 61%가 절감되고 연간 에너지 요구량은 60%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에 따라 녹색 건축인증 및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기준보다 강화한 청사관리 자체지침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또 민간 자문 및 표준설계 지원 등을 통해 제로에너지 하우스를 민간 영역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이택 시 경제일자리과장은 “제로에너지 하우스는 기존 건축비보다 10% 정도밖에 추가되지 않는다. 외부 단열은 물론 창호와 벽체 사이의 공간을 없애고 건물 내부에 열회수장치를 만들어 외부 공기를 안으로 끌어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고 시장은 “2016년 지역에너지 통계연보를 기준으로, 제주의 경우 31%의 에너지가 건물에서 소비되고 있으며, 도시화가 될수록 그 수치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제로에너지 건물은 에너지 절감 및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탄소 없는 제주2030’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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