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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앞에서 치료사 밟고 꼬집은 제주대병원 교수

등록 2018-11-27 15:20수정 2018-11-27 15:30

의료연대 “수년간 폭행 이어져…파면해야”
동영상에는 치료사 발 밟고 웃는 모습도 담겨
대학병원, 조사위 꾸려 해당 교수 조사하기로
제주대병원 교수가 치료사의 발을 밟자 치료사가 움찔하는 모습이다. 의료연대 제주본부 제공 영상 갈무리
제주대병원 교수가 치료사의 발을 밟자 치료사가 움찔하는 모습이다. 의료연대 제주본부 제공 영상 갈무리
제주대병원 교수가 직원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이 교수가 환자를 돌보는 남녀 치료사들을 전공의(레지던트) 앞에서 꼬집고 때리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제주지역본부는 27일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이런 폭행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환자를 부축하는 남자 치료사의 발을 뒷짐을 진 채 콱 밟고, 남자 전공의가 보는 앞에서 휠체어에 앉는 환자를 돌보는 여자 치료사의 목덜미를 잡고 흔들다 때리는 모습도 있다. 또 남자 치료사의 옆구리를 꼬집는가 하면, 발을 밟힌 치료사가 고통스러워하자 이를 보며 웃는 모습도 담겨 있다. 이 교수는 “때리는 거 찍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주대병원 교수가 환자를 돌보는 치료사의 목덜미를 잡고 때리는 모습이다. 의료연대 제주본부 제공 동영상 갈무리
제주대병원 교수가 환자를 돌보는 치료사의 목덜미를 잡고 때리는 모습이다. 의료연대 제주본부 제공 동영상 갈무리
이 교수의 폭행은 모두 환자가 직접 보는 앞에서 치료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벌어졌다. 의료연대 제주본부 쪽은 “촬영되지 않을 때 더 강한 강도로 폭행이 빈번하게 이뤄졌다. 동영상 내용은 극히 일부분이며, 수년 동안 이런 폭행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의료연대 제주본부 쪽은 “이 교수의 폭행으로 최근 5년 동안 병원 전공의 4명이 그만두고,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 등도 그만두는 일이 빈번하게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의료연대 제주본부는 지난 26일 제주대병원 본관에 대자보를 붙이고 “ㄱ교수가 환자를 보면서 업무 중인 치료사들을 때리고 꼬집고 당기고 발을 밟으면서 뛰는 등의 상식 밖의 폭행을 장기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저질렀다. 제주대병원에 꿈을 갖고 들어온 치료사 중 많은 사람이 병원을 사직하고 떠났다. 관련 전공의들도 줄줄이 사직했다. 제주대는 갑질과 폭행을 저지른 교수를 파면해 관련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이 교수의 파면을 요구했다.

제주대병원 교수가 환자를 부축하는 치료사의 발을 밟고 있다. 의료연대 제주본부 제공 동영상 갈무리
제주대병원 교수가 환자를 부축하는 치료사의 발을 밟고 있다. 의료연대 제주본부 제공 동영상 갈무리
이 교수는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했다. 이 교수는 현재 병원에서 맡고 있던 보직에서 해임된 상태다. 제주대 관계자는 “병원 쪽이 이를 인지한 것은 지난 9월께다. 지난달 자체 특별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일반 직원은 병원 자체에서 징계하지만 교수는 겸직하고 있어 최종 징계는 대학이 하게 된다. 병원 쪽은 대학의 요구에 따라 조사위원회를 꾸려 재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대는 지난 1일 학생들을 상대로 갑질 의혹을 받아온 교수를 파면했다. 이번 제주대 의전원 교수의 폭행이 사실로 드러나면 제주대는 또 한 번 교수의 ‘갑질 행위’로 비판을 받을 처지에 놓이게 된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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