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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선 쓰레기, 제천에선 돈벌이…낙엽의 ‘두 얼굴’

등록 2018-11-27 16:40수정 2018-11-27 21:16

청주시 자원화 포기…“쓰레기와 분리 어려워”
제천은 낙엽 수매해 퇴비·축사깔개 재활용
1㎏당 250원 폐지보다 10배…노인회·아파트 등 인기
27일 청주시 흥덕구의 거리 곳곳에 낙엽 수거용 포대가 놓였다. 시는 포대에 낙엽을 모았다가 광역 소각장에서 소각 처리한다. 오윤주 기자
27일 청주시 흥덕구의 거리 곳곳에 낙엽 수거용 포대가 놓였다. 시는 포대에 낙엽을 모았다가 광역 소각장에서 소각 처리한다. 오윤주 기자
11월의 낙엽은 누군가엔 낭만이지만, 누군가엔 골칫거리요, 또 누군가엔 자원이다. 충북 청주 명물 가로수 길은 요즘 낙엽 천국이다. 청주 서쪽 어귀 휴암동~복대동 죽천교까지 5㎞ 6차로에는 버즘나무 1132그루가 있다. 차가 지나거나 바람이 불면 낙엽이 지면서 장관을 이룬다. 하지만 길바닥에 뒹구는 낙엽을 치우는 게 골치다. 김기수 청주시 흥덕구청 환경위생과 주무관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사고 위험 때문에 노면 청소차량 2대를 동원해 오전·오후 2차례 가로수 거리를 오가면서 낙엽을 치우는 데 돌아서면 또 떨어진다”고 말했다.

청주 거리 곳곳엔 누런색 포대가 놓였다. 가로수에서 진 낙엽을 모았다가 소각하기 위한 용도다. 청주시는 생활 쓰레기와 낙엽 등을 수거해 청주권 광역소각시설에서 날마다 380~400t 정도를 소각 처리한다. 이 가운데 10~20t 정도는 낙엽이 차지한다.

환경단체들은 낙엽을 소각 처리하는 지자체 방침에 부정적이다. 청주 충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5일 낸 보도자료에서 “낙엽까지 태워 미세먼지를 증가시킬 게 아니라 퇴비화 등 재활용 방안을 고민하라”고 지적했다.

낙엽 수거용 포대에 가득한 쓰레기. 오윤주 기자
낙엽 수거용 포대에 가득한 쓰레기. 오윤주 기자
모든 지자체가 낙엽을 태워 없애는 것은 아니다. 충북 제천시는 제천 산림조합에 맡겨 낙엽 재활용 사업을 벌이고 있다. 내년 3월까지 7500만원을 들여 거리와 산림에서 발생한 300t 정도의 낙엽을 사들여 톱밥과 혼합 가공한 뒤 축사 바닥 깔개용이나 농가 거름 등으로 보급할 참이다. 낙엽 1㎏에 250원씩 값도 지불한다. 폐지에 견줘 수매가가 10배 가까이 높다. 권제훈 제천시 산림보호팀 주무관은 “지금까지 20t 정도를 수매했는데 아파트 단지, 노인회 등의 참여와 문의가 많다”고 했다.

청주시의 한 환경관리원이 27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거리에서 낙엽을 쓸어 담고 있다. 오윤주 기자
청주시의 한 환경관리원이 27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거리에서 낙엽을 쓸어 담고 있다. 오윤주 기자
청주시도 한때 낙엽 자원화를 검토했다. 하지만 낙엽과 쓰레기를 분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뜻을 접었다. 실제 청주 거리 곳곳에 비치한 낙엽 수거 포대에는 시민 등이 버린 쓰레기가 가득하다. 27일 청주 흥덕구 거리에서 만난 한 환경관리원은 “일반 쓰레기뿐 아니라 망가진 소형 가전제품을 낙엽 포대에 버리기도 한다.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완희 청주시의원은 “제천의 낙엽 수매·재활용은 환경 오염을 줄이고, 노인 등 시민에게 가욋수입 효과까지 안길 수 있는 모범 사례다. 청주 등 다른 자치단체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만하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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