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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간의 항명, 70년의 아픔’ 아쉬움 남긴 여순사건 70돌

등록 2018-11-29 16:13수정 2018-11-29 16:23

학술대회·현장답사로 70년 기념행사 마무리
“지역의 좌우는 다가섰지만, 국민 공감 얻는 데 한계”
지난 8월 여수시청에서 여순사건 관련 민간인 희생자 유족과 순직한 경찰관 유족이 포옹하고 있다.여수시청 제공
지난 8월 여수시청에서 여순사건 관련 민간인 희생자 유족과 순직한 경찰관 유족이 포옹하고 있다.여수시청 제공
여순사건 70돌 기념행사가 마무리됐지만 국민적 공감을 끌어내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민주연구단체협의회는 29일 여수교육지원청에서 ‘해방공간 민중봉기와 2000년대 통일운동’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재봉 원광대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제주4·3과 여순사건은 단독정부를 반대해 한반도의 분단을 막으려 했다는 점에서 맥락이 같다”며 현재 통일운동에 던지는 시사점을 짚었다. 이날 대회에는 민족문제연구소를 비롯해 민주주의사회연구소(부산), 5·18기념재단(광주), 4·3연구소(제주),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역사연구소(대구) 등 8개 단체가 참여했다. 30일 참가자들은 14연대 주둔지, 중앙동 인민대회장, 애기섬 학살지, 만성리 형제묘 등 사적지를 끝으로 70돌 기념행사를 마무리한다.

올해 행사는 여수·순천 10·19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관망해온 전남도와 여수시가 사업비 3억여원을 지원했다. 10월부터 두 달 동안 추념식, 답사, 서명 등 40여개 행사를 잇따라 열었다. 핵심인 추념식은 진보·보수가 공동으로 시민추진위를 꾸려 진행하면서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화해 분위기는 막판에 경찰유족회와 경우회 쪽에서 불참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다만 70년 만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위령제를 열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은 기대에 못 미쳤다. 거리서명에는 전남 여수·순천·광양 등을 중심으로 3만5천여명이 참여했다. 청와대 온라인 청원에는 6647명이 참여했다. 애초 20만명을 채워 청와대의 공식 입장을 듣겠다는 애초 계획에 턱없이 못 미치는 초라한 결과였다. 김효승 순천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여순사건에 씌운 이념의 굴레가 얼마나 가혹했는지, 국민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실감하는 계기였다. 젊은 세대한테 다가갈 새로운 접근방법을 찾지 못한 아쉬움도 남는다”고 말했다.

1948년 여순사건 때 진압군들이 주민들을 학교 운동장에 모아 놓고 부역자 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제공
1948년 여순사건 때 진압군들이 주민들을 학교 운동장에 모아 놓고 부역자 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제공
관련 단체들은 앞으로 특별법 제정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회에는 정인화(14명), 이용주(12명), 주승용(106명), 윤소하(10명)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순사건 특별법안 4건이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도 특별법 제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김성환 의원을 중심으로 법안을 마련 중이다. 이영일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소장은 “특별법 제정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본다. 법안마다 다르게 규정한 사건의 정의와 시기, 범위를 비교해 최적의 합의안을 합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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