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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소외층’ 돌보러…삼남의 경계 넘어 행복버스 달린다

등록 2018-11-30 13:32수정 2018-11-30 21:31

김천·무주·영동 의료사각 오지마을 순회진료
국비 지원 끊긴 뒤 시군 예산 갹출해 공동 운영
지역 균형 우수 사업 선정…이동영화관도 호응
충북 영동 상촌면 주민들이 27일 마을을 찾은 ‘행복 버스’ 진료를 받고 있다. 이날 120여명의 주민이 진료를 받았다. 영동군 제공
충북 영동 상촌면 주민들이 27일 마을을 찾은 ‘행복 버스’ 진료를 받고 있다. 이날 120여명의 주민이 진료를 받았다. 영동군 제공
삼도봉(1176m)은 경북 김천시, 전북 무주군, 충북 영동군이 만나는 민주지산(1242m)의 연봉(連峯)이다. 해마다 10월10일이면 세 시군의 삼남(영남·호남·충청) 사람들이 이곳에 올라 음식과 덕담을 나눈다. 벌써 30년째다. 이들의 우정이 돈독해진 데는 2015년 운행을 시작한 ‘삼도봉 생활권 산골 마을 의료문화 행복 버스’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행복 버스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지역 행복 생활권 선도사업으로 선정됐다. 애초 국비 5억8100만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말까지 운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 반응이 좋아 각 시군이 예산을 부담해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진료 권역이 넓은 김천이 1억2200만원을, 영동과 무주는 9200만원씩을 낸다.

경북 김천, 전북 무주, 충북 영동 산골 마을을 순회하는 삼도봉 산골 마을 의료·문화 행복 버스. 영동군 보건소 제공
경북 김천, 전북 무주, 충북 영동 산골 마을을 순회하는 삼도봉 산골 마을 의료·문화 행복 버스. 영동군 보건소 제공
행복버스는 흉부 엑스선 촬영기·골밀도 검사기·혈액분석기 등의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다. 김천보건소 소속 간호사(3명)·임상 병리사·방사선사도 동행한다. 현장을 나가면 지역 보건소 등의 공중보건의와 간호사 등이 추가로 진료를 돕는다.

행복 버스가 가는 곳은 삼도봉 아래 산골 마을이다. 영동의 상촌·용화면, 무주 설천·무풍면, 김천 봉산·대항·구성·부항·대덕면 등 인근에 병·의원 시설이 없는 의료 사각지대다. 버스는 월·목요일 김천, 화요일 영동, 수요일 무주 지역을 순회하며 마을 단위로 건강 검진과 진료를 한다. 올해 영동에선 1510명, 김천은 4437명, 무주는 1042명이 무료 진료를 받았다.

충북 영동 상촌면 주민들이 27일 마을을 찾은 ‘행복 버스’ 진료를 받고 있다. 이날 120여명의 주민이 진료를 받았다. 영동군 제공
충북 영동 상촌면 주민들이 27일 마을을 찾은 ‘행복 버스’ 진료를 받고 있다. 이날 120여명의 주민이 진료를 받았다. 영동군 제공
27일 영동 상촌에서 행복 버스를 이용한 이영진(72) 씨는 “차를 타고 40분을 가야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마을까지 찾아와주니 병을 그냥 안고 사는 촌사람들로선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행복 버스가 가는 곳마다 따르는 이동 영화관 ‘문화트럭’. 영동군 보건소 제공
행복 버스가 가는 곳마다 따르는 이동 영화관 ‘문화트럭’. 영동군 보건소 제공
행복 버스가 가는 곳엔 이동 영화관인 ‘문화트럭’도 뒤따른다. 대형 스크린을 갖춘 문화트럭은 진료·검진 순서를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해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만 보려고 찾아오는 주민도 있다.

이영희 영동보건소 진료팀장은 “세 자치단체가 경계를 허물고 행복 버스를 함께 운영하면서 부담은 줄고, 효과는 배가됐다. 지역 간 연계·협력의 전국적 본보기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행복 버스는 지난해 지역 균형 발전 우수 사업으로 꼽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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