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 어렵지만 이웃돕기는 앞장서죠”
65명 매달 회비모아
경북 상주시 남성동 상주 중앙시장 부근의 ‘풍물거리’에서 생선과 야채, 옷가지를 파는 노점 상인들이 남몰래 이웃 돕기를 해온 사실이 13일 알려졌다. 풍물거리는 닷새마다 열리는 5일장이다. 이곳 노점 상인들은 지난 5일, 105만원을 들여 쌀 400㎏과 라면 20상자를 구입한 뒤 의지할 곳 없는 홀몸 노인 20명에게 건네줬다. 이들은 또 3년 전부터 소년소녀가장 2명에게 매달 5만원씩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말에는 이웃돕기 성금으로 120만원을 내놓은데 이어 오는 22일 상주 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이웃돕기 행사에도 100만원을 보내 줄 생각이다.
노점 상인들은 1996년 풍물거리 상조회를 결성했다. 현재 65명이 회원으로 가입해있다. 상조회는 결성 직후부터 회원 1명이 다달이 1만원씩 낸 회비를 모아 이 가운데 70%를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해왔다. 노점 상인들은 “우리는 그래도 시장에 나와서 한푼이라도 벌 수 있지만 그럴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도 많지 않느냐”고 말했다.
노점 상인들은 “쌀값이 폭락하면서 풍물거리를 찾는 농민들의 발길이 갈수록 뜸해지고, 여기에다 대형 할인매장들이 앞을 다퉈가며 들어서는 바람에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수입이 매년 20% 이상 줄어들고 있다”고 털어놨다.
노점 상인들의 모임인 상조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진만(40)씨는 “경기가 썰렁해 회원들이 울상이지만 이웃을 돕는데는 너도 나도 앞장선다”며 “살림살이가 어렵고 힘들지만 나보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상주/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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