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아무개씨의 텐트 안에서 발견된 가스버너. 일회용 부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면 일산화탄소 중독의 위험이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텐트 안에 부탄가스 버너를 켜놓고 잠 자던 낚시꾼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목숨을 잃었다.
지난 19일 저녁 6시께 경남 함안군 칠북면 하천 수로에 설치한 텐트에서 잠을 자던 조아무개(4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인근에서 낚시를 하다 조씨를 발견한 이아무개(57)씨는 “18일 오후 텐트를 설치하고 낚시를 하다 밤에 잠을 자러 텐트에 들어간 이씨가 다음날인 19일 온종일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텐트 안을 들여다보니 이씨가 숨져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숨진 이씨를 발견한 당시, 이씨는 침낭 안에 누워있었고, 침낭 아래에는 온수매트가 깔려 있었다. 또 텐트 안에는 낚시꾼들이 겨울에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 부탄가스 버너가 있었고, 버너 위에는 온수매트에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물통이 놓여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자살이나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실외에서 사용해야 하는 가스버너를 좁고 밀폐된 텐트 안에서 사용한 점으로 미뤄,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텐트나 캠핑카 등 좁은 공간에서 잠을 잘 때 출입문과 창문을 완전히 닫아 실내를 밀폐시키거나, 산소를 많이 소비하는 난방기구를 켜두는 것은 위험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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