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사고 환자 중 처음으로 퇴원하게 된 학생(흰색 마스크)이 아버지와 함께 21일 오후 강원 강릉아산병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릉 펜션 사고’로 강릉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학생 1명이 입원 나흘 만인 21일 오후 처음으로 퇴원했다. 이날 오후 4시15분께 이 학생은 검은색 외투와 청바지, 흰색 마스크 차림으로 아버지 손을 잡고 병원을 나섰다. 그는 병원 문을 나서며 병원 관계자 등을 향해 두 손을 모아 두 차례 허리를 숙여 공손히 인사를 하기도 했다. 병원 쪽은 퇴원한 학생이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합병증이 나타나면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산병원에 남은 학생은 4명이다. 강희동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는 학생 2명도 빠르게 회복하는 중이다. 고압산소치료를 1∼2회 정도 받은 뒤 다음 주께 특별한 일이 없으면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다. 그는 또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는 학생 2명 중 1명은 의식이 호전돼 대화가 가능하고 팔다리도 잘 움직인다. 빠르면 이번 주말 일반병동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학생 1명도 손을 만질 때 한 번씩 잡아주는 정도로 반응이 좀 더 명확해지고 움직임도 활발해 곧 깨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병원쪽은 설명했다.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는 학생들은 심리적 안정을 위해 텔레비전과 스마트폰 등이 차단된 상태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 상황은 모르고 있다.
강 센터장은 “학생들이 밝게 웃으며 퇴원하는 친구에게 ‘먼저 가고, 다음주에 다른 친구들도 올려보내겠다. 서울에서 만나자’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있는 학생 2명은 저체온 치료 72시간이 지난 이날 자정께 신경학적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18일 병원으로 이송된 뒤 2시간30분간 고압산소치료를 받았으며, 중환자실로 옮겨져 저체온 치료 등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관계자는 “현재 자가호흡을 시작하고 외부 신체 자극에 미세하고 반응하는 정도의 의식 회복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신체 상태는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고 안정적인 상태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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