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3일 여주인이 숨진 채 발견된 광주의 한 이용원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광주 이용원의 여주인을 살해하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를 쫓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전날 불이 난 이용원의 주인 ㅈ(65·여)씨가 손님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20~30대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이 용의자는 전날 이용원 안에서 요금을 두고 다투다 주인 ㅈ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주변의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을 확보해 용의자의 신원과 동선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23일 0시57분께 광주시 북구 두암동의 한 3층 건물 지하 1층 이용원에서 불이 났다. 불은 86㎡ 규모 이용원 내부를 4분의 1 정도 태우고 9분 만에 꺼졌다. 주인 ㅈ씨는 불이 꺼진 뒤 침대 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감식을 통해 ㅈ씨의 입속에 카드 명세서와 제습제 알갱이 10여개가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주검에서는 목이 심하게 졸린 흔적이 남아 있었고, 화재 현장인데도 입안에서는 그을음이 발견되지 않았다. 불이 났을 때는 이미 숨져 있었다는 정황이다. 또 이용원의 침대 이불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흔적을 찾아냈다.
이 이용원에는 평소 이발사가 없고 주인 ㅈ씨와 안마사 ㄱ(60·여)씨가 일해왔다. 경찰은 이곳에 침대 6개와 내실, 부엌 등이 있는 것으로 미뤄 성매매 등 퇴폐영업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는 지난 22일 밤 9시40분께 술에 취해 이용원에 들어간 뒤 “서비스가 좋지 않다. 지급한 요금 9만원을 돌려 달라”며 주인과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범행 뒤 폐회로텔레비전을 떼어내 갖고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함께 있던 ㄱ씨의 팔을 꺾어 골절상을 입히고 가게 밖으로 끌고 나와 “신고하면 죽이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ㅈ씨의 주검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로 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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