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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 돼 이태석 신부 뜻 이어갈 터”

등록 2018-12-24 19:13수정 2018-12-24 19:33

이태석 신부를 친형처럼 따랐던 수단인 아콧
한국서 의사 꿈 이루고 3월부터 인턴
중학생 때 만난 이 신부 한국행 권해
인제대 학비와 기숙사비 7년 지원
24일 인제대 이태석기념실의 이태석 신부 흉상앞에서 인제대 김성수 총장(좌로부터), 아콧, 이종태 의과대학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제대 제공
24일 인제대 이태석기념실의 이태석 신부 흉상앞에서 인제대 김성수 총장(좌로부터), 아콧, 이종태 의과대학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제대 제공
“이태석 신부님의 뜻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아프리카 북동부 수단 국적의 토마스 타반 아콧(33)은 24일 경남 김해시 인제대를 방문해 “학비를 지원해 준 인제대에 감사하다. 이 신부님이 아니었다면 제가 의사가 될 수가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인제대 총장실에서 김성수 총장과 이종태 의과대학 학장을 만난 뒤 도서관 안 복도에 마련된 이태석신부기념실을 찾았다. 그는 이 신부의 흉상과 이 신부의 생전 활동을 기록한 영상과 사진, 출판물 등을 보았다.

인제대는 아콧이 친형처럼 따랐던 이태석 신부가 졸업했던 학교다. 아콧이 이 신부를 처음 만난 때는 2001년이라고 한다. 천주교 재단 중학교에 다녔던 그는 교육·의료 봉사를 위해 수단으로 온 이 신부를 만났다. 그는 이 신부가 의료 봉사를 할 때도 약 처방을 도와주거나 이 신부가 드레싱을 할 때 환자를 잡는 등 이 신부의 조수 구실을 했다.

부산 출신의 이 신부는 1987년 이 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군의관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92년 광주 가톨릭대 신학대에 입학했다. 2001년 6월 사제서품을 받고 11월 수단 남부의 오지마을 톤즈로 향했다. 이곳에서 이 신부는 병원과 학교를 세워서 질병에 신음하고 있는 원주민을 치료하고 교육해 수단의 슈바이처 박사로 불렸다. 그러던 중 대장암이 발병해 2008년 귀국했다.

이 신부는 아콧에게 한국에서 의학 공부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아콧은 2009년 12월 한국으로 왔다. 한 달 뒤 이 신부는 끝내 숨졌다. 이 신부의 후원자들이 2007년 결성한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아콧이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2년 동안 다닐 때 생활비와 학비를 지원했다. 이어 아콧이 2012년 인제대 의대에 진학하자 생활비와 항공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인제대도 이 신부의 고귀한 뜻을 잇기 위해 아콧의 의대 수업료와 기숙사 비용을 7년 동안 지원했다. 아콧은 지난해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에서 한 차례 떨어졌지만 올해 두 번째 도전을 해 지난 21일 최종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태석 신부를 곁에서 도왔던 수단의 소년이 한국에 건너와 9년 만에 의사가 됐다. 아콧은 내년 3월부터 인제대 부속 부산백병원에서 인턴 1년과 레지던트 4년 과정을 밟는다. 아콧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변의 많은 도움으로 꿈을 이루어 가고 있다.. 반드시 좋은 의사가 되어 외과의사가 부족한 수단의 환자들을 치유하고 이 신부님의 소망을 이루어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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