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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펜션 사고’ 강릉병원선 3명 퇴원, 원주병원선 0명…왜?

등록 2018-12-25 15:59수정 2018-12-25 21:40

고압산소치료, 강릉보다 오히려 원주가 빨라
환자 상태 다르고 원주는 저체온치료에 집중
원주 입원 학생 1명도 일반 병실로…회복 중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설치된 고압산소치료기 모습.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제공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설치된 고압산소치료기 모습.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제공
지난 18일 일어난 이른바 ‘강릉 펜션 사고’로 다친 학생 7명 가운데 원주에서 치료를 받는 학생 2명이 강릉에서 치료를 받은 학생 5명보다 회복 속도가 더디다. 원주에서 치료를 받는 학생들이 원주로 옮겨지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이른바 ‘골든 타임’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회복 속도는 강릉과 원주 사이에서 차이가 난 것이 아니라, 발견 당시 학생들의 상태와 치료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5일 <한겨레> 기자가 강릉아산병원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확인한 결과, 우려나 의혹과 달리 원주로 이송된 학생들에 대한 고압산소치료가 강릉에 있던 학생들보다 오히려 더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이송된 학생 2명 중 한 학생은 오후 4시30분부터, 또 다른 학생은 오후 7시부터 고압산소치료를 받았다. 반면,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된 5명의 학생은 사고 당일인 지난 18일 각각 3명과 2명씩 2개 조로 나눠 오후 4시50분과 오후 7시30분부터 고압산소치료를 받았다.

결국 원주로 이송된 학생 1명은 강릉으로 이송된 학생 5명보다 고압산소치료를 더 빨리 받았고, 원주로 이송된 다른 학생도 강릉에 있던 학생 5명 가운데 2명보다 먼저 고압산소치료를 받았던 것이다. 고압산소치료는 밀폐된 실내에서 대기압보다 높은 압력으로 산소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산소 부족으로 손상된 장기를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강릉 펜션 사고와 같이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에게 취해지는 가장 핵심적인 치료다.

그런데, 왜 유독 원주의 병원으로 옮겨진 학생들의 회복 속도가 더딜까? 두 병원의 설명을 들어보면, 발견 당시 학생들의 중독 상태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원주의 병원은 중증 상태로 이송된 학생 2명에게 고압산소치료를 했지만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자, 바로 이들을 중환자실로 옮겨 저체온치료를 했다. 저체온치료란 환자 체온을 인위적으로 내려 일산화탄소 중독 후유증이 우려되는 뇌세포 파괴를 막는 치료법이다.

원주세브란드기록병원 관계자는 “당시 환자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고압산소치료보다는 진정수면제를 투여하는 등 저체온치료에 집중했다. 강릉에 있던 학생들보다 의식 회복이 늦은 것은 애초 학생들의 상태가 더 나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장 회복 속도는 더디지만, 뇌 손상 방지에 중점을 둔 장기적 치료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강릉의 병원은 그냥 종합병원이고, 우리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이어서 더 상태가 위중한 환자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된 학생 5명은 원주 병원으로 간 학생 2명과 달리 저체온치료 없이 바로 고압산소치료와 내과 치료를 시행했다. 25일까지 강릉 병원에서 치료받던 학생 5명 가운데 3명이 퇴원했다. 지난 22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긴 다른 학생도 이번 주에 퇴원할 예정이다. 중환자실에 계속 남아있던 1명도 의식이 많이 돌아와 지난 24일 일반 병실로 옮겼다.

원주기독병원에서 치료 중인 학생 2명 역시 회복되고 있다. 이들도 저체온치료와 진정수면제 복용을 끊었다. 2명 중 1명은 의식을 회복해 인공호흡기를 떼고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또 다른 학생도 외부의 소리에 반응할 정도로 회복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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