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공약사업 추진 불투명
“개혁적 공직자, 현실 법 문턱 못넘는게 안타까워”
울산에서 선출직 공직자들이 법원에서 잇달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직무정지 됨으로써 부단체장의 대행체제가 속출해 핵심 현안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13일 김석기 교육감이 선거인단 등에게 향응과 금품을 건넨 죄로 울산지법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이철우 부교육감의 대행체제로 바뀌었다. 전국적으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과 교원평가제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앞두고 지역교육계 수장이 자리를 비워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됐으며, 1997년 광역교육청 개청 이후 계속된 각종 뇌물비리 사건으로 얼룩진 ‘부패 교육청’의 오명 씻기 청사진도 물 건너 가게 됐다.
교육감 대행을 맡은 이 부교육감도 한나라당으로부터 내년 5월 지방선거 때 경남 함양군수 출마 권유를 받고 사퇴한다는 소문이 나돌아, 자칫 교육감과 부교육감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마저 있다.
동구청도 이갑용 구청장이 파업 참가 공무원을 징계하지 않은 죄로 지난달 24일 울산지법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서통학 부구청장의 대행체제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이 구청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고 추진하던 노동회관 건립, 작은 영화제 개최, 산업안전 모니터제 등 미해결 공약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북구청도 이상범 구청장이 같은 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김광오 부구청장의 대행체제로 바뀌면서 이 구청장의 공약사업 가운데 산재전문병원 유치와 지역 농산물 지역할당제 도입 등의 이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지역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개혁 청사진을 내놓았던 공직자들이 현실 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해 안타깝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직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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