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의회의 공무국외여행 중 현지 가이드에게 술집 여성 접대부 이야기를 한 사람은 권도식(61·사진) 예천군의원으로 밝혀졌다. 가이드는 권 의원이 여러 번 여성 접대부를 불러줄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지만, 권 의원은 “외국 문화가 궁금해서 딱 한 번 물어봤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종철(54) 예천군의원에게 폭행당한 가이드 ㅅ씨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권 의원이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ㅅ씨는 “처음에는 농담하시는 건가 했는데 ‘이거 농담 아니다. 정말로 좀 찾아봐 달라’, ‘여기는 그런 곳이 없습니다’ 그랬더니 ‘보도를 불러 달라’고 그랬다. 그래서 제가 순간적으로 너무나 당황해서 ‘보도 기자를 불러달라는 말씀이시냐’고 받아친 적이 있었다. 버스 안에서 또 버스 밖에서 여러 번 그렇게 부탁을 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내가 태어나서 외국에 처음 가봤는데 궁금한 것이 많아서 버스 안에서 가이드에게 ‘미국이나 캐나다도 한국처럼 노래방이나 가요주점 문화가 있느냐’, ‘도우미 이런 분들도 거기 있느냐’고 질문했다. 그리고 ‘혹시 좋은데 있으면 일정 끝나고 노래라도 한 곡 하러 가게 소개 좀 시켜달라’고 딱 한 번 말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가이드가 그런 문화가 없다고 해서 이후로는 일체 물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솔직히 말하면 노래방 가면 눈도 어둡고 번호도 책자에 있는 번호도 찾아주고, 그런 의도로 물어본 건데 수차례 요구했다고 하니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0~29일(7박10일) 예천군의회의 캐나다·미국 해외연수에는 의원 9명 전원과 의회사무과 공무원 5명이 참여했다. 이 중 의원 2명과 공무원 3명이 여성이었다. 또 버스 안에는 의원과 공무원을 제외하고 여행사 대표, 가이드, 버스기사 등 3명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여행사 대표도 여성이었다. 권 의원은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지만 지난해 6월 제7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예천군의원에 당선됐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