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경북 예천군의원이 공무국외여행 중이던 지난달 23일 캐나다 토론토의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있다. 안동문화방송 뉴스 보도 영상 갈무리
박종철(54) 경북 예천군의원이 공무국외여행 중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는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이 공개됐다. 박 의원의 심한 폭행이 이어졌지만 버스 안에 있던 다른 예천군의원들은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안동문화방송>(안동MBC)이 입수해 8일 보도한 버스 폐회로텔레비전 영상을 보면, 지난달 23일 저녁 6시13분께 박 의원은 버스 뒤쪽 자리에 누워 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앞쪽 자리에 앉은 가이드 ㅅ씨에게 다가갔다. 박 의원은 이어 ㅅ씨의 얼굴을 오른손 주먹으로 강하게 때렸다. ㅅ씨가 허리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막았지만 8초 뒤 박 의원은 다시 그의 얼굴을 오른손 주먹으로 폭행했다.
버스 안에는 다른 예천군의원들도 있었지만 박 의원의 폭행이 이어지는 동안 아무도 말리지 않고 구경만 했다. 보다 못한 버스 운전기사가 나서서 박 의원을 말렸다. ㅅ씨는 박 의원에게 맞아 안경이 부서지고 얼굴에 피를 흘렸다.
박 의원은 지난 3일까지만 하더라도 언론에 “일정이 너무 빡빡했다. 내가 때린 건 아니고 손톱으로 긁은 것 같다”며 폭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지난 4일 예천군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ㅅ씨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이날 폐회로텔레비전 영상 공개로 박 의원이 애초 언론에 거짓 해명을 한 것이 드러났다.
박 의원에게 폭행당한 가이드 ㅅ씨는 8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캐나다에서 마지막 날 의장과 다른 의원 한분이 중재(합의 요구)를 했다. 그래서 합의를 하기로 했는데 돈을 받기 전 합의서에 사인을 먼저 해달라고 해서 먼저 해줬다. 의원이니까 믿고 해줬는데 그 합의서를 주머니에 넣자마자 돌변했다. 그러면서 바로 막말을 내뱉었는데. ‘너도 나 때려봐라. 나도 돈 좀 벌어보자’ 뭐 이런…”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폭행 이후 박 의원에게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의원직 사퇴 여론에도 아직까지 버티고 있다. <한겨레>는 박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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