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누리집 화면 갈무리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국한문 혼용으로 쓰여 읽기 어려운 3·1 독립선언서를 원문의 의미를 살리면서 읽기 쉬운 문장으로 풀어써 학교에 배포한다.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10일 오후 서울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3·1운동 100주년 관련 교육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위원회와 교육청은 ‘쉽고 바르게 읽는 독립선언서’를 서울에 있는 학교에 전자파일, 동영상의 형태로 만들어 나눠주기로 했다. 이들 기관은 학생들이 독립선언서를 다시 써보는 ‘청소년 미래선언’ 활동도 함께하기로 했다.
기존의 독립선언서는 1919년 국한문 혼용으로 쓰여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위원회는 지난해 8월부터 원문의 의미를 살리면서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아동문학가와 역사학자, 초등학교 교사 등과 함께 독립선언서를 풀어 쓰는 작업을 해왔다. 위원회는 지난달 전체회의에서 올해 주요 사업으로 ‘쉽고 바르게 읽는 3·1독립선언서 제작 및 활용계획’을 심의해 이를 확정했다.
3·1 독립선언서는 육당 최남선이 초안을 작성하고 민족대표 3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인쇄되어 전국 각지로 배포됐고 한용운은 1919년 3월1일 민족대표가 모인 태화관에서 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면서 항일만세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로 시작하는 3·1독립선언서는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세상 모두와 함께”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 또한 “자유권을 지켜 풍요로운 삶을 누릴 것”, “주장과 태도를 떳떳하고 정당하게”, “배타적 감정으로 행동하지 마라” 등의 문구들이 적혀있어 청소년에게 유익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로 쓰기 작업에 참여한 <어린이 책 읽는 법>(2017)의 저자 김소영 작가는 “3·1 독립선언서는 평화와 자주성이라는 전 인류적 가치를 담고 있어 청소년이 읽기 좋은 콘텐츠”라며 “한자어를 간결하고 읽기 쉽게 표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