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가맹점을 나타내는 홍보물. 이런 홍보물이 있는 업소에서는 제로페이로 결제를 할 수 있다.
“제로페이로 결제한 손님이 아직 단 한명도 없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깔아야 하는 등 연세 드신 분이 사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 볼 때 신용카드에 견줘 혜택도 부족하다.”(경남 창원시 진해구 ㄷ삼결살 업주)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손님은 일주일에 한 명 정도뿐이다. 50~60대 손님들이 많은데, 제로페이를 알지도 못하고, 안다고 하더라도 불편해서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ㄱ공구상사 업주)
“고객층이 젊은 편인데도, 제로페이로 결제한 손님은 아직 한명도 없다. 계산대에 안내판이 붙어있지만 물어보는 사람조차 없다. 아직 홍보가 덜된 것 같다.”(경남 창원시 성산구 ㄱ서점 업주)
“30~40대 젊은 엄마들이 주고객인데, 아직 제로페이로 결제한 사람은 없다. 제로페이를 시행한 시간이 아직 짧은 탓도 있겠지만, 제로페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홍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경남 창원시 의창구 ㅅ카페 업주)
“시험 삼아 내가 제로페이로 결제를 해봤는데 별로 어렵지 않았다. 우리 가족 모두 스마트폰에 제로페이 애플리케이션을 깔았는데, 정작 사용할 곳이 없다. 제로페이 가맹점이 많이 늘어나야 하겠다.”(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ㄱ슈퍼 업주)
경남도가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로페이’ 서비스를 창원 중심으로 시범 운영한 지 21일로 한달을 넘겼지만, 제로페이에 대한 현장반응은 미지근할 뿐이다.
경남도는 21일 “지난달 20일 223곳으로 출발한 제로페이 이용가능 가맹점수가 21일 현재 598곳으로 늘었다. 가맹점수는 앞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범운영 기간 현장의 목소리를 면밀하게 검토해 오는 3월 본사업 시행 전까지 문제점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남도는 지난 한 달 동안 이용실적이 “아직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평가한다. 경남도 담당자는 “가맹점이 최소 1만곳은 돼야 활발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데,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소상공인과 이용자 모두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고,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것이 기존 신용카드에 견줘 불편한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경남도 담당자는 시범운영 기간이 짧아 홍보가 덜 됐다는 점도 지적했으나, 손님 대부분이 경남도 공무원인 경남도청 구내 카페에서도 제로페이 결제율이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시범운영 기간 현장 목소리를 면밀하게 검토해 본사업 시행 전에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했으나, 이용 실태와 실적에 대해선 경남도·소상공인간편결제추진사업단·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기관 어디에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담당자는 “은행 20곳과 계약을 맺어 제로페이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이들 20곳의 실적을 취합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제로페이 결제 건수와 액수 등을 파악할 수 없다. 제로페이 이용 실태와 실적을 파악하는 것이 앞으로 필요하겠지만, 당장은 가맹점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제로페이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제로페이로 결제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경남도와 서울시는 제로페이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부산시도 지난달 17일부터 부산시청과 자갈치시장 일대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업주는 신용카드보다 훨씬 낮은 0%대의 결제수수료만 부담하면 되며, 고객은 소득공제율 40%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경남에서 제로페이 가맹점이 되려면 온라인 가맹점등록시스템(zeropay.or.kr)을 이용하거나, 농협·경남은행, 경남소상공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지부, 경남신용보증재단, 주민센터 등을 방문해 가맹신청서를 작성하고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내면 된다.
제로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스마트폰에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제로페이 가맹점 스티커가 붙어있는 가게에 가서, 매장에 비치된 큐알(QR)코드를 찍고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된다. 상품을 사면서 이렇게 하면 결제금액이 자신의 계좌에서 업주의 계좌로 즉시 송금된다. 가맹점 현황은 경남도청 누리집(gyeongnam.go.kr) 초기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1670-0582.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