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다시 열리는 제천 의림지 알몸 마라톤. 상의를 탈의한 채 달리는 가장 추운 곳 제천을 상징하는 겨울 행사다. 제천시 제공
얼어 붙었던 충북 제천이 다시 뛴다. 제천이 지역 대표 축제·행사를 재개하는 등 화재 참사 이후 침체한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천시는 오는 27일 12회 제천 의림지 알몸 마라톤 대회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의림지 알몸 마라톤은 제천의 대표 겨울 행사다. 지난 2017년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우려, 2018년 제천 화재 참사 추모 분위기 때문에 멈췄다가 3년 만에 다시 열린다.
제천은 2011년 겨울 한파가 17일 동안 지속하면서 기상청의 ‘최근 35년 한파 지속일수’ 통계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추운 곳이어서, 시베리아에 빗대 ‘제베리아’로 불릴 정도다. 23일 청주권의 최저 기온은 영하 5도 안팎을 기록했지만 제천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졌다.
가장 추운 곳에서 가장 뜨겁게 달리자는 주제로 열리는 알몸 마라톤은 남자는 상의를 벗고, 여성은 민소매 옷만 입고 제천 시내 곳곳을 달린다. 제천시 제공
‘가장 추운 곳에서 가장 뜨겁게 달리자’는 주제로 열리는 알몸 마라톤은 남성은 상의를 벗고 알몸 상대로 달린다. 여성도 상의는 민소매·스포츠 브래지어 등만 착용하고 달린다. 5㎞, 10㎞ 두 코스로 나눠 제천소방서~청전·용두·대학로 교차로~의림지 등 제천 시가지를 질주한다.
지난 18일 개막한 제천 겨울 벚꽃제. 조명 벚꽃이 제천 시내 곳곳을 밝히고 있다. 제천시 제공
지난 18일 개막한 제천 겨울 벚꽃제. 조명 벚꽃이 제천 시내 곳곳을 밝히고 있다. 제천시 제공
겨울 축제도 다시 연다. 지난 18일 제천 문화의 거리에서 겨울 벚꽃제가 개막해 다음 달 6일까지 이어진다. 겨울 벚꽃제에선 봄보다 먼저 핀 화려한 경관 조명 속에 공연 등이 이어진다. 25일엔 제천 의림지에서 얼음축제가 열린다. 제천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제천 화폐 ‘지역 사랑 상품권’을 발행해 3월께부터 전통시장 등을 중심으로 유통할 참이다.
박근영 제천시 스포츠마케팅팀 주무관은 “알몸 마라톤이라는 이색 스포츠로 겨울 왕국 제천을 널리 알리고, 화재 참사 등으로 침체한 지역 경제를 살리려고 행사·축제를 잇따라 연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주면 아픔을 털고 일어서려는 제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