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은 경복궁 중건에 관한 유일한 기록 <경복궁영건일기> 아홉권을 최초로 번역해 발간한다. 서울시 제공
조선 말기 서울 광화문 일대의 공간적 의미를 알 수 있는 경복궁 중건 당시의 사료가 오는 6월 번역 출간된다.
27일 서울시 소속 기관 서울역사편찬원(편찬원)은 1865년부터 1868년까지 경복궁 중건에 관한 유일한 기록인 <경복궁영건일기> 아홉권을 번역해 발간한다고 밝혔다. 경복궁 중건의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유일한 자료인 <경복궁영건일기>는 1800년대 후반 경복궁 관련 도면 등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등에 남아있지 않은 내용도 상당수 수록돼있다. 당시 지방에서 재목과 비용을 마련하며 겪은 난관, 하급 관료들의 횡령 도주 사건, 원납전(기부금) 징수의 어려움 등도 세밀하게 기록돼있다. 또 공사 과정과 내용을 날짜별로 정리해 조선 후기 시대상을 알 수 있다.
편찬원은 지난해 6월 <경복궁영건일기>가 일본 와세다대학에 소장된 사실을 확인하고 번역사업을 추진했고 그 결과물을 올 6월에 발간할 예정이다. 편찬원은 자료의 역사적 가치를 논의하는 심포지엄을 29일 서울역사박물관 2층에서 개최한다.
서울역사편찬원은 경복궁 중건에 관한 유일한 기록 <경복궁영건일기> 아홉권을 최초로 번역해 발간한다. <경복궁영건일기> 1권. 서울시 제공
서울역사편찬원은 경복궁 중건에 관한 유일한 기록 <경복궁영건일기> 아홉권을 최초로 번역해 발간한다. <경복궁영건일기> 9권. 서울시 제공
1800년대 경복궁 중건은 세도정치를 벗어나 정치 개혁을 원했던 흥선대원군이 삼군부 설치, 육조거리 정비와 함께 이루고자 했던 국가적 프로젝트였다. 흥선대원군은 광화문 일대에 국가 주요 관서를 배치하고 이 공간을 나라의 중심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1866년 경복궁 중건 과정에서 프랑스 함대가 강화도에 침입하는 병인양요가 일어나는데, 흥선대원군은 전쟁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계속 진행할 정도로 새 궁궐을 통해 국가의 기틀을 확립하고자 했다.
역사학자들은 서울의 중심지인 광화문 일대는 강한 상징성과 역사성을 갖는다고 분석한다. <경복궁영건일기> 번역본 발간에 대해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고종 때 경복궁 중건은 단순히 왕이 사는 공간을 짓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세도정치를 몰아내고 중앙정치를 확립하려 했던 의미”라며 “경복궁과 광화문 일대의 공간적 상징성은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현재 진행형의 역사”라고 설명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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