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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해리단길 둘러볼까요?

등록 2019-02-02 11:01수정 2019-02-02 11:04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 뒤쪽 오래된 마을
철길 폐지 뒤 주목받는 새 상권으로 떠올라
도심 속 여유 공간으로 부산 10대 상품 선정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옛 동해남부선 철길 뒤쪽 마을 ‘해리단길’ 모습.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옛 동해남부선 철길 뒤쪽 마을 ‘해리단길’ 모습.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보이는 해운대구 우동의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 건물 뒤쪽에는 일제강점기 때 조선의 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만든 옛 철길이 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철길을 가로지른 길을 따라가면 해운대해수욕장 쪽으로 들어선 높은 건물 숲과는 대조적으로 2~3층짜리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마을이 나온다. 이른바 ‘해리단길’이다. 옛 동해남부선 뒤쪽 2만여㎡의 마을과 상권을 아우르는 이름이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옛 동해남부선 철길 뒤쪽 마을 ‘해리단길’ 모습.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옛 동해남부선 철길 뒤쪽 마을 ‘해리단길’ 모습.
당초 이 마을은 철길 근처에 있어 주민 말고는 사람의 왕래가 드물었다. 철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쌓은 벽에 가려진 마을이기도 했다. 2013년 12월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 구간이 폐쇄된 뒤부터 마을이 변하기 시작했다. 벽이 허물어지고 철길이 산책로로 재정비됐다. 철길을 가로지르는 통로도 생겼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났고, 2015년부터 이 마을에서 보기 어려웠던 젊은 감각의 카페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적하지만 여유로운 풍경과 이색 맛집이 있는 곳’으로 소문이 났다. 2017년께부터는 사람들이 이곳을 ‘해리단길’이라고 불렀다. 서울 용산의 명소인 ‘경리단길’을 본뜬 것이다. 부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부산 10대 히트상품’에도 선정됐다. 옛 동해남부선에 가려 낙후된 마을이 철길 폐쇄와 재정비를 통해 부산의 새 명소로 거듭난 것이다.

해리단길로 이어지는 길.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사가 보인다.
해리단길로 이어지는 길.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사가 보인다.
해리단길에 들어서면 2층짜리 집들이 보인다. 집들 사이에는 젊은 느낌의 가게들이 알록달록한 빛깔로 자리잡고 있다. 새 가게들은 50여개가 넘게 있는데, 대부분 카페와 식당이다. 액세서리 가게와 옷가게, 병원도 있다. 대부분 가게는 주민의 집을 개조해 만들었다. 2층짜리 음식점이나 카페도 있다. 이 가게들은 모두 건물색을 하얀색이나 파란색 등 한가지 색으로 칠했다. 가게들은 각자 개성이 담긴 장식품이나 간판으로 꾸며졌다. 실내 장식도 깔끔하고 아담해 보인다. 마을 곳곳에 퍼져있는 이 가게들을 구경하려면 골목을 누벼야 한다. 경기도 안산에서 온 신아무개(21)씨는 “해운대의 떠오르는 장소, 핫플(핫 플레이스 줄임말) 해리단길을 보러 왔다. 한 바퀴 둘러보고 미리 정해놓은 맛집으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광객 이아무개(21)씨도 “마을 자체가 복잡하지 않고 편안한 느낌이다. 가게들도 아늑하면서 다양한 느낌이다. 신선한 곳”이라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옛 동해남부선 철길 뒤쪽 마을 ‘해리단길’ 모습.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옛 동해남부선 철길 뒤쪽 마을 ‘해리단길’ 모습.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가게가 많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 상점이 없다. 싼 임대료 덕분에 청년들이 창업을 많이 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해리단길에서는 13평짜리 가게를 보증금 없이 월 임대료 70만원대에서 구할 수 있다. 철길 건너편인 해운대해수욕장 쪽에서 같은 크기의 가게를 빌리려면 보증금 1억원에 월 500만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제영 해리단길발전협의회장은 “사람이 찾아오고 마을에 활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젠트리피케이션(공간 고급화 또는 둥지내몰림)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도 강화됐고, 주민들도 마을 발전에 뜻을 모아 젠트리피케이션 최소화에 애쓰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심 한가운데, 여유로운 해리단길 같은 공간은 드물다. 잘 가꾸면 부산을 대표하는 이색 거리가 될 수 있다. 결국 콘텐츠 문제다. 주민, 상인, 관공서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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