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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삼겹살 시장을 바꾸다…청주 삼겹살 축제

등록 2019-02-12 17:31수정 2019-02-12 17:39

쇠락한 도심 서문시장에 삼겹살 거리 조성
전문 식당 14곳 열고 3월3일엔 ‘삼겹데이’ 행사
12일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 이곳에선 다음 달 1~3일 삼겹살 축제가 열린다. 오윤주 기자
12일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 이곳에선 다음 달 1~3일 삼겹살 축제가 열린다. 오윤주 기자
삼겹살 구이는 돼지고기 요리의 대명사다. 전국 어디를 가도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만날 수 있다.

충북 청주는 좀 특별하다. 삼겹살 거리가 있다. 한때 청주의 최도심이었던 서문시장이다. 시장 안 점포를 새로 단장한 삼겹살집 14곳이 줄지어 있다. 거리 바닥(320m)도 불그스름한 삼겹살 색깔이다. 빛·비 가림막 시설이 돼 있어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든 걷기도 좋다.

12일 오전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  오윤주 기자
12일 오전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 오윤주 기자
삼겹살은 시장을 바꿨다. 서문시장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웃 육거리 시장과 어금버금한 청주의 대표 시장이었다. 육거리시장이 조선 시대 3대 우시장을 낀 전통 강자였다면, 서문시장은 버스터미널과 상가 등을 곁에 둔 도심 속 신흥 강호로 부상했다. 하지만 1995년 청주경찰서에 이어 1999년 버스터미널마저 외곽으로 떠나고, 2002년 12월 시장 코앞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한때 130여곳에 이르던 점포는 반토막이 났다. 문 여는 곳보다 문 닫은 곳이 더 많을 정도였다. 시장 활성화를 고민하다 삼겹살이 튀어나왔다. <서울신문> 기자 출신인 삼겹살 전문점 ‘함지락’ 김동진(55) 대표가 삼겹살 거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2010년 10월께 한범덕 청주시장에게 삼겹살 특화를 제안했고 이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삼겹살 거리가 조성됐다. 김 대표는 “‘삼겹살에 소주 한잔’은 전 국민의 소통 언어다. <세종실록지리지> 등 문헌에도 청주 돼지고기 기록이 있을 정도로 청주와 삼겹살은 인연이 깊다”고 밝혔다.

삼겹살과 함께 시장도 바뀌고 있다. 삼겹살 음식점 14곳 말고도 중화요리점, 순대 전문점, 식자재 전문점 등 음식 관련 점포 30여곳이 영업한다. 영업 점포도 80여곳으로 늘었다. 2014년 7월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겹살 거리를 찾아 삼겹살을 맛보기도 했다.

이승진 청주 서문시장 상인회장은 “삼겹살 거리를 조성한 뒤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면서 시장이 생기를 찾았다. 이젠 삼겹살이란 먹을거리를 넘어 즐길 거리, 할 거리를 더한 관광 시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지난해 1월 18억원을 들여 시장 안에 주차장을 조성했다. 상인회와 대형마트는 지난해 장을 보거나 삼겹살을 먹으면 대형마트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상생협약을 하기도 했다.

청주 삼겹살 거리 상인들이 지난해 삼겹살 축제에서 삼겹살을 구워 시민들에게 맛보이고 있다. 청주시 제공
청주 삼겹살 거리 상인들이 지난해 삼겹살 축제에서 삼겹살을 구워 시민들에게 맛보이고 있다. 청주시 제공
삼겹살처럼 ‘3’이 겹치는 ‘삼삼데이’(3월 3일)에 열리는 삼겹살 축제도 명성을 얻고 있다. 8회를 맞은 올해 삼겹살 축제는 다음 달 1~3일 ‘달콤 새콤 심쿵’을 주제로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에서 열린다. 시민·요리사 등이 참여하는 돼지 한 마리 요리 경연, 삼겹살 무료 시식, 전통놀이 체험, 황금 돼지 찾기, 가요제 등이 이어진다.

김정희 진지박물관 대표는 “청주는 예로부터 지렁물(간장의 사투리)에 돼지고기를 담갔다가 구워 먹는 등 독특한 삼겹살 문화가 이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의 소비 성향에 맞는 미래형 삼겹살 문화도 함께 만들어 내야 지속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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