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을 국무총리실로 넘겨 결정하겠다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부산시의 말을 들어보면,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사상구의 한 음식점에서 지역 상공인 40여명과 오찬을 하면서 “(김해신공항과 관련해) 이달말까지 부산·울산·경남의 검증 결과가 나온다. 검증 결과를 놓고 5개 광역자치단체의 뜻이 하나로 모인다면 결정이 수월해질 것이다. 만약 생각들이 다르다면 부득이 총리실로 넘겨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이런 논의를 하느라 다시 사업이 표류하거나 지나치게 사업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 가급적 이른 시일에 (김해신공항의 추진 여부를) 결정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한 뒤 김해신공항과 관련해 의견을 표명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후보 시절 김해신공항은 24시간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관문공항이 돼야 한다고 거듭 밝혔지만, 당선된 뒤에는 김해신공항에 대해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 발언은 결국 국무총리실에서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해 검증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부산·울산·경남은 지난해 지방선거 뒤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을 따져보는 검증단을 만들었다. 검증단은 지난달 국토부의 기본계획안은 24시간 관문공항이 힘들다며 백지화를 요구했다.
만약 문 대통령 말대로 5개 지방정부와 국토교통부 사이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국무총리실로 논의 테이블이 옮겨질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국토부에서 추진 중인 김해신공항 사업이 재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부산·경남·울산에선 환영하겠지만, 대구·경북은 물론 환경단체나 시민단체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어느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국토부는 현 김해공항의 활주로 옆에 활주로 1개를 추가해 2026년까지 확장된 김해신공항을 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