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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김상득·한봉삼, 100여년만에 초등학교 졸업

등록 2019-02-15 17:30수정 2019-02-15 17:36

경남 밀양초, 김상득·한봉삼 선생에게 명예졸업장 추서
1910년대 초등학교 3학년 때 독립운동 벌이다 퇴학당해
경남 밀양초등학교는 15일 제109회 졸업식을 열어 독립운동가 김상득·한봉삼 선생에게 명예졸업장을 추서했다. 밀양초등학교 제공
경남 밀양초등학교는 15일 제109회 졸업식을 열어 독립운동가 김상득·한봉삼 선생에게 명예졸업장을 추서했다. 밀양초등학교 제공
갓 10살을 넘긴 어린 나이에 독립운동을 벌이다 퇴학당한 독립운동가 2명이 100여년만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경남 밀양초등학교는 15일 학교 강당에서 제109회 졸업식을 열어, 1910년대 이 학교에 다녔던 독립운동가 김상득·한봉삼 선생에게 명예졸업장을 추서했다.

김상득(1901~?) 선생은 4년제 초등교육시설이던 밀양공립학교(현 밀양초등학교)에 1909년 입학해, 3학년 때이던 1911년 일왕 히로히토의 생일을 기념하는 천장절 행사에 반발해 일장기를 화장실에 버렸다는 이유로 퇴학당했다. 당시 김 선생의 동기생이었던 약산 김원봉 선생도 함께 일장기를 화장실에 버렸다가 퇴학당했다. 이후 1919년 김 선생은 밀양의 첫 만세운동인 3·13 밀양만세운동을 주도한 혐의(보안법 위반)로 체포돼, 같은해 4월4일 나무작대기로 볼기를 내려치는 태형 50대를 선고받았다. 우리 정부는 2008년 김 선생에게 대통령표창을 추서했다.

1911년 3학년 때 퇴학당한 김상득 선생의 학적부. 학적부 오른쪽 위에 ‘퇴학’이라고 적힌 붉은색 도장이 찍혀 있다. 밀양초등학교 제공
1911년 3학년 때 퇴학당한 김상득 선생의 학적부. 학적부 오른쪽 위에 ‘퇴학’이라고 적힌 붉은색 도장이 찍혀 있다. 밀양초등학교 제공
한봉삼(1908~1933) 선생은 1917년 밀양공립학교에 입학해, 3학년 때인 1919년 3월14일 이 학교 전교생들이 벌인 학생만세운동을 주도했다가 퇴학당했다. 이후 한 선생은 밀양지역 노동운동을 이끌다가, 1931년 밀양합동노동조합 간부들과 지도위원회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했다가 발각되는 바람에 체포돼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또 집행유예 기간에 지도위원회를 재조직해 활동하다가 1932년 또다시 체포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한 선생은 수감생활 도중 병을 얻어 형 집행정지됐으나, 집에서 요양하던 1933년 순국했다. 우리 정부는 2002년 한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1919년 학생만세운동을 주도했다가 퇴학당한 한봉삼 선생. 밀양독립운동기념관 제공
1919년 학생만세운동을 주도했다가 퇴학당한 한봉삼 선생. 밀양독립운동기념관 제공
이기종 밀양초등학교 교무부장은 “1919년 만세운동 당시 졸업을 앞둔 4학년생보다 사실상 최고학년인 3학년생들이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1919년 한봉삼 선생을 포함한 3학년생 대부분이 퇴학당해 1921년에는 아예 졸업식을 열지 못했다. 지난해 졸업식에서 의열단장을 지낸 약산 김원봉 선생에게 명예졸업장을 추서한 데 이어, 올해 두분의 독립운동가에게 명예졸업장을 추서했는데, 앞으로 우리 학교 출신 독립운동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기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졸업식에 참석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올바른 역사의식은 미래교육의 뿌리이다. 독립운동가 명예졸업장 수여가 우리 아이들의 역사교육에 기여하게 되길 희망하며, 독립운동 성지 밀양의 역사문화 계승과 민족얼 고취에 학교와 지역민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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