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열린 ‘2000년 여성법정 이야기’ 행사에 참여한 (왼쪽부터) 양현아 서울대 교수, 정진성 서울대 명예교수,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제공
19년 전 남북공동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알린 ‘2000년 여성법정’을 재조명하는 행사가 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자리에서 “한일 관계가 더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3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00년 아시아 9개국이 참여한 국제시민법정을 재현하는 ‘2000년 여성법정 이야기’ 행사에 참여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양현아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정진성 서울대 명예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담 형태로 진행됐다. 박 시장은 2000년 이 법정에 남쪽 대표검사로 참여했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열린 ‘2000년 여성법정 이야기’ 행사에 참여한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제공
그는 앞으로 한일관계가 더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안타깝다. 평화로운 유럽과 달리 우리는 아직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언제까지 사이가 나빠야 하는가.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대적 관계가 악화되면 양국에 다 불행하다. 젊은 세대들과 민간, 지방정부에선 끊임없이 우정을 축적해 좀 더 근본적으로 지속가능한 평화체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피해 상황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일본인 인사들도 떠올렸다. 박 시장은 “마쓰이 야요리라는 분은 ‘2000년 여성법정’이 일본에서 개최되는 데 중심이 됐던 대단한 분”이라며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젠더적 관점에서 노력해오신 분”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9개국이 참여한 초국적 국제시민법정이었던 ‘2000년 여성법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민간 법정이었지만 전쟁 때 행해진 여성에 대한 폭력이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공유하고, 시민의 힘으로 여성 인권의 새 장을 연 법정이라는 평가다. 당시 남·북 검사단과 피해자들이 하나의 팀이 되어 위안부 문제를 공동 기소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