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착공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열차모형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난해 12월27일 착공한 수도권급행철도(GTX) A노선의 요금이 전철이나 버스의 2배 이상이고, 이용객의 접근성도 떨어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지티엑스 2라운드의 과제와 해법’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티엑스 착공식 이후 소음·진동·안전 문제를 우려한 인접 지역 주민들의 노선 변경 요구가 잇따르고, 환경단체들은 환경영향평가와 협의 절차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더 우려되는 것은 지티엑스의 높은 요금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경기연구원은 지티엑스 A노선이 재정 사업이 아닌 민간투자 사업(BTO)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요금이 기존 광역철도나 버스보다 2배 이상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티오 방식은 민자 사업자가 운영 기간에 투자비를 시민의 요금으로 회수해야 해서 요금이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지티엑스의 역 간 거리가 먼 데다 지하 40~50m 깊이에 설치되는 타는곳까지 이동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 이용자의 접근성도 떨어질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서울 도시철도의 역 간격은 1.1㎞인데 비해 지티엑스의 역 간격은 7.2㎞나 돼 대부분의 시민들은 승용차나 버스, 전철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역에 접근해야 하고, 역에 도착한 뒤에도 지하 40m의 승강장까지 오르내리는 데 최소 1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배차 간격이 긴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출퇴근 시간대 서울 도시철도의 배차 간격은 평균 3분4초인데, 지티엑스의 배차 간격은 2배인 6분 이상으로 예상됐다. 지티엑스가 ‘빠른 속도’를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요금과 교통 접근성, 배차 간격 등으로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연구원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정기 이용자를 위한 할인권 도입 △역내 수직 이동을 위한 고속 승강기 설치 △지티엑스 역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 환승 체계 구축 △충분한 환승 주차장 공급 △다른 철도 노선과 선로 혼용 방안 재검토 등을 제안했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부장은 “지티엑스 역을 중심으로 광역환승센터를 구축하고 승용차 환승객을 위한 환승 주차장 확보가 필요하다”며 “국토교통부는 사업 방식 변경을 통해 정부 부담을 2천억원 이상 줄였다고 주장하지만, 이로 인해 사업 초기 건설 보조금은 3배 이상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2023년 말 개통 목표인 지티엑스 A노선은 삼성~동탄 구간(39.5㎞)은 재정사업으로, 파주~삼성 구간(42.6㎞)은 민자 사업으로 추진된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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